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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 혁신위, 출범 열흘만에 좌초

심형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11 18:14

수정 2019.07.11 18:14

"계파 갈등" 주대환 위원장 사퇴.. "쇄신 논의보다 손 대표 퇴진만"
바른미래당 정상화를 목표로 구성된 당 혁신위원회가 출범 열흘만인 11일 내부 갈등 끝에 붕괴했다.

주대환 혁신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부족을 느끼고 제 길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전격 사퇴했다.

그러면서 "당에서 혁신위원장 제안을 받을 때 이제는 갈등을 멈추고 비전을 마련할지에 대한 기대가 많았다"며 "그러나 제가 지난 일주일 본 것은 혁신위 내부에서 계파 갈등 재연이었고 실망이었다"고 말했다.

혁신위는 주 위원장의 사퇴에 따라 대체할 인물 물색보다는 해산 절차를 밟는 쪽으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주 위원장의 사퇴는 혁신위 내부 계파 갈등 재연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당 쇄신방안 논의 보다는 손학규 대표 퇴진 문제가 최대 이슈로 불거지면서 손 대표가 영입한 주 위원장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혁신위는 당 정상화를 위한 사실상 마지막 해법으로 여겨졌다는 점에서 향후 내부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혁신위 붕괴에 앞서서도 이미 계파별로 갈라서기 시나리오나 결별 시점 등의 얘기가 나오는 등 안팎으로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4월 국회의원 보궐선거 및 선거제 개편안·사법 개혁안에 대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지정 과정에서 유승민·안철수계와 손학규·호남계로 양분되며 앙금을 키워왔다.

향후 당의 진로와 관련해 손학규·호남계의 한 의원은 "혁신위 무산으로 우리당은 분당 수순에 들어간 걸로 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반 손학규계에선 "당 정체성 문제로 이미 양쪽이 정신적 이혼 상태였다"며 "앞으로 어떻게 결별 순서를수순을 밟을지가 고민거리"라고 설명했다.

다만 양쪽 모두 갈라설 경우 진로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신당 창당 등의 동력을 얻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또 당장 먼저 탈당하는 쪽은 국고보조금 등 교섭단체가 누려온 그간의 혜택이나 당 자산 배분에서도 배제될 수 있어 결별을 발목 잡고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합집산과 관련해선 유승민·안철수계는 한국당과 소통합을 위한 합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당장 한국당의 내부 사정에다 실제 한국당행을 놓고도 의원 개개인 의견이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손학규 대표나 호남계도 진로를 놓고 민주평화당 일부와 소통합 및 제3지대 신당 창당, 그리고 일부 민주당 합류 가능성 등 여러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상대 파트너인 평화당 비당권파의 조건이 무르익지 않은 점에서 동력 확보가 쉽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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