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데이터 제국으로 변신하는 중국

안삼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11 17:51

수정 2019.07.11 17:51

[특별기고] 데이터 제국으로 변신하는 중국
역사는 말해준다. 투자 기회는 전쟁 중에 존재한다고. 기회는 중국 내수에 있다. 중국은 무역전쟁의 피해를 내수로 살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시진핑 정권 시작부터 내수 중심의 경제구조 전환은 장기적 경제정책 전략 방향이었다. 여전히 중국의 내수는 갈 길이 멀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소비 성향이 40%에 불과하고, 미국의 70% 수준까지 도달하려면 10년도 더 걸릴 것이다.


1자녀 시대에 태어난 현재 중국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의 소득과 자산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매년 연봉이 두자릿수로 상승하고, 자산은 조부모와 부모로부터 물려받아 넘쳐난다. 이처럼 날로 부유해지는 젊은 소비자들은 먹고 마시고 쇼핑하고 이동하는 대부분의 소비를 모바일에서 해결한다. 이런 덕에 중국의 디지털 소비 수준은 미국을 넘어섰다.

게다가 개인정보 보호 개념이 낮은 중국은 데이터 플랫폼 사업자들에겐 천국과도 같다. 데이터 축적과 활용에 격벽이 없다. 광범위한 모바일 핀테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원격진료와 처방, 자동차와 드론의 자율주행 기술 등 한국이나 미국에서는 규제, 사생활 보호, 안전 등의 이슈로 더디게 진행되는 분야에서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어찌 보면 중국은 잃을 게 없는 베팅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기존 금융, 의료, 교통 인프라가 낙후됐던 상황이 오히려 데이터 기반 모바일 생태계로 전환하는 데 저항과 마찰을 최소화해준 것이다. 중국 정부 또한 효과적 통제와 감시에 데이터 플랫폼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전통 기득권 세력이 국영기업이었기에 데이터 혁신가들의 혁신은 국영기업의 부패를 개선하는 수술칼처럼 느껴졌다. 인민과 정부 양측에 데이터 혁신가들은 이 시대 정신을 반영하는 상징이 된 것이다. 데이터 혁신가들은 새로운 시대를 창조하는 찬미의 대상이지 교란자로 견제받지 않는다. 파괴적 교란자로 낙인 찍혀 갈 길을 잃어가는 한국의 데이터 혁신가들에겐 중국이 마냥 부러움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알리바바의 창시자 마윈은 데이터가 이 시대의 석유라고 외치고 있다. 중국은 1인 개인에 대한 데이터 생산량 측면에서 압도적 세계 1위다. 따라서 다가오는 시대의 데이터 매장량 1위는 중국이라고 할 수 있다. 석유의 시대와 마찬가지로 데이터 측면에서도 규모의 경제가 뚜렷이 존재한다. 기계도 공부를 많이 하는 만큼 똑똑해지기 때문이다. 중국은 막대한 데이터에 기반해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도시와 인프라를 기하급수적으로 스마트하게 만들고, 정부와 기업의 비효율 또한 순식간에 사라질 모멘텀을 갖게 될 것이다.

중국 경제가 당장 미국을 추월하지 못할지는 몰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중국이 세계 경제 양강체제의 한 축을 굳건히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의 근거에는 반드시 데이터 생태계를 추가로 고려해야 한다. 지금 시대에 무역, 금융, 제조업보다도 더 중요한 요인은 데이터 산업이기 때문이다.


무역전쟁 시대, 폭발하는 데이터산업과 젊은 소비가 만나는 지점에 중국 경제의 미래가 달렸다. 이런 시각에서 중국이 데이터 제국을 향해 용틀임을 하며 꿈틀대는 모습을 바라보면 부럽기도 하고 겁나기도 한다.
격변하는 시대에 우리의 현명한 선택은 중국 젊은 소비층이 데이터 생태계를 어떻게 활용하고 즐기고 있는가를 유심히 관찰하면서 투자 기회를 찾는 것이라는 판단이다.

정주용 비전크리에이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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