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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갈등 1년내 타결 없을 것… 한국 성장률 내수에 달렸다" [S&P 한국경제 진단]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11 17:47

수정 2019.07.11 17:47

S&P "수출 의존하는 한국 피해 특히 커"
올 2.0% 성장 전망에 日변수 포함안됐지만 성장률 악화·투자 위축 등 불러올 수도
"美·中 갈등 1년내 타결 없을 것… 한국 성장률 내수에 달렸다" [S&P 한국경제 진단]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중 간의 무역·기술분쟁이 한국 기업의 투자성장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제조업 및 수출 비중이 큰 한국은 글로벌 분쟁에 따른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내수 경제를 키워야 한다는 진단을 제시했다.

■1년 내 미·중 타결 없다

숀 로치 S&P 아태지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1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글로벌 경제의 대립 구도 속 신용위험:겨울이 오고 있는가?' 주제의 기자간담회에서 "미·중 무역·기술전쟁으로 투자의존성이 높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투자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특히 한국은 투자성장률이 전년동기 대비 9%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중 갈등의 핵심은 무역이 아닌 기술 분쟁"이라고 강조하면서 "미국, 인도네시아 등 내수가 주도하는 국가에 비해 한국 경제가 입는 피해가 더 크다"고 진단했다.

S&P가 기술부품을 사용하는 중국의 652개 상장 수출업체를 분석한 결과 각 단계마다 절반에 가까운 공급업체가 미국 또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기업이었다. 로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역시 이러한 미·중 갈등에 피해를 더 입고 있다"면서 "수출 비중이 크고 제조산업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은 앞으로 1년 동안 무역분쟁에 대한 타결이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미국은 지속적으로 중국의 핵심기술에 타격을 주는 것을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급작스러운 일본과의 갈등도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운다고 언급했다. 그는 "S&P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0%, 내년은 2.6%로 각각 제시했다"면서 "올해 성장률은 한국과 일본의 갈등 요소는 포함하지 않은 수치"라고 밝혔다. S&P는 "한·일 관계가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요소"라면서도 "수치화하기에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한국, 내수가 주도하는 정책 수립해야"

S&P는 글로벌 분쟁 속에서 한국이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내수시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킴엥탄 S&P 아태지역신용평가팀 상무는 "(미·중 무역분쟁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국가는 정책 고안에 고심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내수경제를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성장률이 과도하게 낮은 점을 지적하면서 "내수를 진작시켜 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킴엥탄 상무는 "한국은 경제성장률을 지원할 만한 재정 여력이 있다"며 "추경 결정은 경제성장률에 대한 압박을 해소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내수를 진작시킬 수 있는 원천들을 살펴봐야 한다"면서 "내수가 주도하는 정책 수립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 기업들의 신용도에 대한 부정적 진단도 나왔다. 박준홍 S&P 한국기업신용평가팀 이사는 "한국 기업들의 신용도에 부정적 요인이 커지고 있다"면서 "200개 기업의 차입금 실적 추이를 보면 2016~2017년 감소추세에서 2018년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1·4분기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떨어지고 차입이 늘어나는 등 신용지표가 악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이사는 한국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리스크 요인으로 영업환경 악화, 재무정책의 공격적인 변화, 규제리스크 노출을 꼽으면서 "무역분쟁까지 심화해 추가적인 신용도 하방압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업신용도 악화는 향후 은행의 장기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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