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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기업들과 '日 수출규제' 논의..."특정국 의존형 산업구조 개선"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10 11:29

수정 2019.07.10 11:29

-10일 靑서 국내 5대 그룹 등 30대 그룹 총수와 간담회
-文 "전례없는 비상 상황...단기적, 근본적 대책 세우자"
-현대차 정의선, SK 최태원, LG 구광모 회장 등 '참석'
-'출장中' 삼성 이재용 부회장, 롯데 신동빈 회장 '불참'
사진=청와대 제공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해 "특정국가 의존형 산업구조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며 대기업의 협력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내 5대 그룹을 포함한 30대 기업 총수 및 최고경영자(CEO) 초청 간담회를 열고 이번 사태에 대해 거듭 "전례없는 비상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이같이 말했다. 일본 정부에는 '외교적 해결'을 위한 전향적 입장을 요구했다.

■文 "특정국 의존형 산업구조 개선해야"
문 대통령은 먼저 "무엇보다 정부와 기업이 상시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민관 비상 대응체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요 그룹 최고경영자와 경제부총리, 청와대 정책실장이 상시 소통체제를 구축하고, 장·차관급 범정부지원체제를 운영을 해서, 단기적 대책과 근본적 대책을 함께 세우고 협력해나가자"고 제안했다.

단기적 대책으로는 한국 기업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수입처의 다변화와 국내 생산의 확대, 해외 원천기술의 도입 등을 꼽으며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인허가 등 행정절차가 필요할 경우 그 절차를 최소화하고,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하겠다"며 "빠른 기술개발과 실증, 공정테스트 등을 위해 시급히 필요한 예산은 국회의 협조를 구해 이번 추경예산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주력산업의 핵심기술, 핵심부품, 소재, 장비의 국산화 비율 획기적 향상 △해외 의존도 축소 등을 꼽았다.

문 대통령은 특히 "특정국가 의존형 산업구조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며 "정부는 부품·소재, 장비산업의 육성과 국산화를 위해 관련 예산을 크게 늘리겠다. 세제와 금융 등의 가용자원도 총동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한 대기업의 협력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만으로는 안 되고, 기업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며 "부품·소재 공동개발이나 공동구입을 비롯한 수요기업 간 협력과 부품·소재를 국산화하는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더욱 확대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과 정부가 힘을 모은다면 지금의 어려움은 반드시 극복하고, 오히려 우리 경제를 한단계 더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늘 우리의 만남이 걱정하시는 국민들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우리 경제가 늘 그래왔듯이 함께 힘을 모아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文 "외교적 해결 최선...日 정부 화답하길"
문 대통령은 일본 정부를 향해서는 '외교적 해결'을 우선시하면서도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겠다"며 필요시 대응 가능성을 다시금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정부는 외교적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도 화답해 주기를 바란다. 더 이상 막다른 길로만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일본 정부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우리 경제에 타격을 주는 조치를 취하고, 아무런 근거없이 대북제재와 연결시키는 발언을 하는 것은 양국의 우호와 안보협력 관계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양국의 경제에도, 이롭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당연히 세계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므로 우리는 국제적인 공조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우리의 외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매우 유감스러운 상황이지만,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총자산 10조원 이상의 국내 30개 기업이 참석했다.

현대자동차 정의선 수석부회장, SK 최태원 회장, LG 구광모 회장, 포스코 최정우 회장, 한화 김승연 회장, GS 허창수 회장, 농협 김병원 회장, 현대중공업 정기선 부사장 등이 문 대통령과 대응책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한국무역협회 김영주 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손경식 회장,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 중견기업연합회 강호갑 회장 등도 함께했다.

재계 1위인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과 5위인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일본 출장중인 관계로 불참했다.
대신 윤부근 부회장, 황각규 부회장이 각각 참석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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