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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안전자산'… 전문가들 "1년뒤 집값 상승" 변심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09 17:34

수정 2019.07.09 17:34

KDI, 부동산전문가 설문 조사
석달새 하락→상승으로 돌아서
금리인하·3기 신도시 발표 등에 서울 신규 공급 희소성 부각
강남 등에 집중투자 예상
"현재의 부동산 흐름만 반영" 일부에선 신뢰성에 의문 제기
'서울 아파트=안전자산'… 전문가들 "1년뒤 집값 상승" 변심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동향 7월호에 실린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의 서울 부동산 시장 전망이 3개월 만에 '하락에서 상승'으로 바뀌면서 그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크게 △미국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따른 시중 유동자금 안전자산 집중 △정부 규제로 인한 서울 신규 아파트 공급부족 △3기 신도시, 보유세 등 불확실성 해소 등을 꼽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의 서울 부동산 상승세를 반영한 '경마식 전망'에 대해 신중론을 펴기도 했다.

■저금리에 유동성+공급부족 겹쳐

9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KDI가 최근 부동산 전문가 106명을 대상으로 1년 뒤 서울 주택 매매가격 전망을 설문조사한 결과 53.8%가 현재보다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와 같을 것이라는 예상은 21.7%, 하락할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24.5%였다. 흥미로운 사실은 KDI가 3개월 전 같은 설문조사를 했을 때는 전문가의 16%만이 1년 뒤 서울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1년 뒤 서울 집값 하락을 예상한 비율은 59.4%에 달했다.

이처럼 3개월 만에 전문가들의 서울 집값 전망이 '하락'에서 '상승'으로 돌아선 것은 서울 집값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 들어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압박이 높아졌고, 이에 발맞춰 국내 은행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도 적어진 상황"이라며 "저금리에 시중의 유동성이 안전자산인 서울 새 아파트나 재건축 아파트에 집중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서울 신규 아파트 분양이 밀리며 서울 아파트 공급은 부족하고, 3기 신도시도 서울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약발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함 랩장은 "3기 신도시 30만가구 공급물량 중 서울 공급은 4만가구 정도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경기도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며 "지난해 9·13대책 이후 연말까지 집값이 조정됐으나 올 하반기 들어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면서 상승 전망이 우세하게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울 아파트, 안전자산으로 부각

더불어 정부의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안전자산인 서울 아파트 선호가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공시가격 확정 및 3기 신도시 발표에 따른 불확실성 제거와 함께 3기 신도시 발표는 서울의 신규 공급 희소성을 부각시킨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불경기일수록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의 심리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강남 등 서울 부동산에 분산투자가 아닌 집중투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KDI의 부동산 경기전망 설문조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전문가 설문조사의 경우 깊은 고민 없이 현재의 부동산 흐름을 경마처럼 미래 예측에 그대로 반영하는 경우도 많다"고 꼬집었다.
송 대표도 "기관별로 불투명한 자료 제공과 자주 바뀌는 전문가 시장전망으로 실수요층을 비롯해 부동산시장에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KDI에 확인한 결과 서울 집값 전망조사는 분기별로 부동산 관련학과 교수 및 연구원, 부동산 및 금융회사 임원 등을 대상으로 e메일을 통해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KDI 관계자는 "1년 뒤 서울 집값에 대해 인상과 인상률, 하락과 하락률에 대해 간단히 설문조사를 하는 것으로 그 이유에 대한 질문 문항은 없다"며 "전문가들의 시장전망 참고자료로만 활용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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