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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정부, "협의 대상 아니다" 文대통령 제안 거부...이재용 부회장은 11일까지 체류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09 14:05

수정 2019.07.09 14:15

日경제산업상 "철회 생각 않는다"
스가 관방장관 "협의 대상 아니다" 
日ANN방송, 삼성 이재용 부회장 11일까지 일본 체류 보도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AP뉴시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AP뉴시스

【도쿄=조은효 특파원】일본 정부가 9일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문제를 협의하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요구를 거부했다.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은 이날 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에 대해 "협의의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세코 경제산업상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는 "수출관리를 적절히 시행하기 위한 국내 운용의 재검토"라며 "철회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한국의 수출관리 당국에서 사실 확인을 요구하고 있다"며 공식 협의가 아닌 '사무 레벨'(실무 수준)에서의 대응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한 한국의 산업통상자원부와 일본 경제산업성 당국간 실무협의가 12일 여는 것으로 잠정 논의 중이다. 일본 정부가 강경한 태도를 보임에 따라, 실무 협의가 열린다 해도 규제조치 철회를 기대할 수준의 대화는 오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세코 경제산업상은 한국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가능성에 대해선 "(한국에 대한) 우대조치를 중단하고, 다른 나라와 동등하게 취급하는 쪽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WTO 규정상 무슨 문제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문 대통령이 전날 일본 정부에 수출 규제와 관련한 철회와 양자 협의를 요구했지만, 세코 경제산업상이 한국과의 협의 가능성을 부인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조치는 수출관리를 적정하게 실시하는 데 필요한 일본 내 운용의 재검토"라며 "협의 대상이 아니고, 철회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그는 이어 "한국의 수출관리 당국이 이번 운용의 재검토에 대한 사실 확인을 요구하고 있어 사무 레벨로 대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울 하늘길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울 하늘길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본의 무역제한조치로) 한국 기업들에 피해가 실제로 발생할 경우 우리 정부로서도 필요한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일본 측의 조치 철회와 양국 간 성의 있는 협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와 관련 지난 7일 도쿄를 긴급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오는 11일까지 일본에 체류할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ANN(아사히뉴스네트워크)가 보도했다.
ANN은 이 부회장이 일본의 대형은행과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라며, 다만, 이번 수출규제 대상 기업들은 접촉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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