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이재용, '반도체 수출 제재'..日 출장 검토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06 09:43

수정 2019.07.06 09:4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으로 국내 기업 총수들과의 만찬 회동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으로 국내 기업 총수들과의 만찬 회동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 제재때문에 조만간 일본 출장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오는 10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기업인 간담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라 이 자리에서 일본의 제재 관련 입장을 전달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르면 오는 7일 일본을 방문해 현지 경제인들과 만나 일본 정부의 수출 제재 관련 현황을 파악하고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1일 일본의 수출 제재 조치가 발표된 직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김기남 부회장을 비롯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 경영진과 수 차례 대책회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의 일본 출장과 관련해 "일정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부회장이 일본 출장을 검토한 것은 현 상황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일본이 반도체 세정과 식각 작업에 사용되는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와 반도체 기판 제작에 쓰이는 포토 리지스트(감광제), 플렉시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부품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대 핵심 품목의 한국 수출 규제 강화를 공식화하자 삼성전자가 최대 피해자로 떠오른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확보한 에칭가스와 포토 리지스트 재고물량으론 길어야 석 달도 버티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되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 이 부회장이 직접 일본행을 결심한 게 아니겠느냐"고 관측했다.

다행히 이 부회장은 최근 일본과의 협력관계 강화에 집중해 왔다. 이 부회장은지난해 출소 이후 알려진 것만 2차례 일본을 방문했고, 지난 5월에도 도쿄에서 현지 양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NTT도코모, KDDI의 경영진을 만나 5G 협력 강화 등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노력했다. 최근 방한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의 회동에서도 현 상황에 대한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현지 출장에 나설 경우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차질을 넘어 한국산 반도체에 의존하는 일본 전자업계에 미칠 파장 등을 현지 파트너사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재계에서는 오는 10일 문 대통령과 주요 그룹 총수간 간담회 일정이 검토중이라 이 부회장의 일본 출장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대로, 이 부회장이 일본 출장을 서둘러 다녀온 뒤 청와대 간담회에 참석한다면 현지 분위기를 생생히 전달하는 자리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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