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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창공원, 열린 추모공간으로 조성, 세계인 찾는 명소로 재탄생시킬 것" [인터뷰]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04 19:04

수정 2019.07.04 19:04

이성창 서울시 공공개발기획단장
"효창공원, 열린 추모공간으로 조성, 세계인 찾는 명소로 재탄생시킬 것" [인터뷰]
효창공원은 김구, 윤봉길, 이봉창 등 우리가 잘 아는 독립운동가들의 묘역이 있는 곳이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사실은 점점 잊혀져가고 있다. 묘역은 주변 지역과 단절돼 있는데다, 앞에는 커다란 효창운동장이 가로막고 있어 시민들의 발길도 뜸해진지 이미 오래다.

올 초 박원순 시장은 이 효창공원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해 독립운동의 역사를 대표 하는 기념공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올해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으로 어느때보다 효창공원의 역사적 의미가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4일 이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서울시 이성창 공공개발기획단장(사진)을 만나 현재까지 경과를 들어봤다. 이 단장은 서울연구원 소속이던 시절부터 이 사업에 관여 했던 인사다.
올해 공공개발기획단장을 맡아 '효창독립100년공원(가칭)' 사업을 본격적으로 이끌고 있다.

역사적인 의미가 남다른데도, 그간 효창공원은 거의 방치되고 관리가 소홀했다는 비판이 따갑다. 이 단장은 "이해 관계의 실타래를 풀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며 운을 뗐다. 보훈처는 효창공원을 되살리기 위해 축구장을 없애야 한다는 입장인데, 축구계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경기가 열렸던 운동장을 없앨수 없다며 양기관이 첨예하게 대립하며 효창공원의 역사성은 잊혀졌다.

그는 "작년 광복절, 국가보훈처에서 독립운동 기념공원 계획 추진을 발표하고, 11월부터 서울시와 국가보훈처가 함께 그 해결 실마리를 찾고자 노력을 하면서 조금씩 물꼬가 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초에는 보훈, 독립유공자 유족, 축구계 인사 등등이 모여 효창독립 100년공원 사업을 공론화 시키기 위한 포럼도 발족했다.

이 단장은 "지난해 부터 약 20여 차례 효창공원 조성방향을 논의한 결과 이해 당사자들이 서로의 입장을 양보하기 시작하면서 밑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독립운동가의 묘역 등 추모공간은 지금과 같은 참배 위주보다 일상 속 추모공간으로 전환하고, 주변과 단절된 공원은 주변과 연계해 항상 쉽게 이용하는 열린 공간 조성으로 방향을 설정했다.
효창운동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시민들의 체육시설에 비중을 두고, 유소년 축구경기 등을 위한 구장은 대체 부지를 찾기로 축구계와 합의 했다.

이 단장은 "이 사업은 단순 공원 재정비가 아닌 베를린 '홀로코스트 추모공원' 같은 공간을 만들어 세계인이 찾는 명소로 재탄생시키는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간 논란이 많았던 만큼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사회적 공감을 형성하면서 사업이 추진돼야 할 것"이라며 "최근 발족한 효창독립 100년 포럼에서 연말까지 최소한의 설계 기준을 만들겠다는게 1차 목표"라고 덧붙였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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