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文 "韓 AI에 투자해달라"… 손정의 "세계가 투자하도록 돕겠다"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04 20:59

수정 2019.07.04 21:55

靑 방문 이어 재계와 만남
공유경제 등 폭넓은 주제로 논의..日 무역보복 관해서는 언급 자제
이재용·정의선 등 총수들과 만찬
이해진·김택진 등 벤처계도 참석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와대 본관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나 악수하면서 자리를 권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와대 본관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나 악수하면서 자리를 권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첫번째)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왼쪽 세번째)이 4일 서울 대사관로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열린 국내 기업 총수들과의 만찬 회동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첫번째)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왼쪽 세번째)이 4일 서울 대사관로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열린 국내 기업 총수들과의 만찬 회동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접견하고 한국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투자를 당부했다. 손 회장은 "세계가 한국의 인공지능에 투자하도록 돕겠다"고 화답했다.
관심을 모았던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등을 비롯한 한·일 관계에 대한 대화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은 문 대통령 접견 이후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등 국내 주요 기업 대표들과 만찬을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文·손정의, 7년 만에 靑서 만남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집현실에서 손 회장을 접견했다. 이날 접견은 손 회장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두 사람은 벤처창업과 AI분야, 공유경제와 혁신, 4차 산업혁명 등에 대해 폭넓게 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은 한국계 일본인으로 일본 최대 정보기술(IT) 투자기업인 소프트뱅크 창업자다. 손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비전펀드(SVF)는 차량공유 기업 우버의 최대 투자자이고,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공유기업인 그랩, 영국 반도체설계기업 ARM 등 전 세계 혁신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날 사회를 맡은 김상조 정책실장은 "오늘은 한국 경제, 더 나아가 한국 사회 전체의 미래를 위해서 매우 중요한 날이라고 생각한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세계 경제를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 중에 한 분이신 손정의 회장을 모시고 여러 가지 조언을 듣고, 한국 정부와의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손 회장과의 과거 만남을 언급하며 친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제가 2012년에 일본 소프트뱅크 본사를 방문해서 대담을 나눈 일이 있는데 기억하시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의원 시절인 2012년 6월 일본을 방문, 손 회장과 대담을 한 바 있다.

구광모 LG 회장. 뉴시스
구광모 LG 회장. 뉴시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뉴시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뉴시스
한국을 찾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4일 서울 대사관로 가구박물관에서 재계 총수 및 정보기술(IT) 1세대 창업가와 만찬을 가졌다. 위쪽부터 구광모 LG 회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뉴시스
한국을 찾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4일 서울 대사관로 가구박물관에서 재계 총수 및 정보기술(IT) 1세대 창업가와 만찬을 가졌다. 위쪽부터 구광모 LG 회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뉴시스

■이재용·정의선·구광모 등과 '만찬'

손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국내 대표 기업인들을 만나 AI, IoT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관련 사업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재계에 따르면 손 회장은 이날 저녁 서울 강북 모처에서 이 부회장, 정 부회장, 구 회장 등 주요 기업 총수들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IT업계를 대표해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도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만남은 이재용 부회장이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손 회장과 이 부회장은 소프트뱅크가 37조원에 인수한 글로벌 반도체 설계기업인 ARM과의 협력 강화 논의가 주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ARM은 전 세계 반도체 설계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한 기업이다.

구광모 회장과는 AI와 로봇 분야에 대한 대화들이 집중적으로 오갔을 것으로 관측됐다.
취임 2년차를 맞은 구 회장이 LG의 미래 성장분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AI와 로봇은 손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비전펀드의 최우선 투자분야다. 정의선 부회장과는 자율주행차와 수소경제 관련 대화를 나눈 것으로 파악됐다.


이해진 GIO와 김택진 대표는 손 회장과 AI, 투자, 핀테크 사업 등의 공통점을 갖고 있어 관련시장에 대한 폭넓은 인사이트를 공유했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최갑천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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