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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정순균 강남구청장 "강남 아파트 대부분 노후… 재건축 허가 반드시 날것"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01 17:17

수정 2019.07.01 17:17

주민과 정부 정책 조정자 역할
50년 내다보는 아파트 지으려면 35층 층수 제한 규제 개선 필요
정순균 강남구청장 사진=박범준 기자
정순균 강남구청장 사진=박범준 기자
"중앙정부는 강남 재건축을 집값 안정과 연결해 생각하지만, 강남구 주민들 입장에서는 주거복지에 대한 문제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재건축은 반드시 허가해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민선7기 출범 1년여를 맞아 1일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역주민들의 최대 관심사중 하나인 재건축의 속도는 더디지만 결국 재건축 허가는 예정돼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정 구청장은 "국토부나 재건축 허가 권한을 가지고 있는 서울시는 재건축 문제를 부동산 정책과 직결시켜 거시적 차원에서 접근 중"이라며 "그런데 현재 지역내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은 40년이 넘어 녹물이 나오는 곳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집값 안정을 이유로 강남주민들의 주거복지 권리를 언제까지 볼모로 잡고 있을수는 없기 때문에, 시기의 문제일뿐 재건축 허가는 필연적으로 해줄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정부와 주민 견해차 좁히는게 임무

정 구청장은 지난해 민선7기 초선으로 당선 됐다.
강남구 최초의 민주당 출신 구청장이라는 타이틀도 가지고 있다. 선거 당시 그가 내세운 주요 공약중 하나가 강남 재건축이다.

정 구청장은 "강남은 전국의 집값과 땅값을 움직이는 진앙지처럼 인식되고 있고, 이 때문에 정부에서도 강남재건축에 속도를 내지 못한다"며 정부 정책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현재 강남구에는 243개 아파트 단지가 있는데, 재건축이 추진중이거나 진행되고 있는것만 51개 단지가 넘는다. 240개가 넘는 아파트 단지들이 모두 1970~1980년대 지어져 재건축이 꼭 필요한 상항이다.

정 구청장은 민주당 출신이라는 점에서 역대 다른 구청장들과 달리 이 문제에 대해 정부·서울시와 가장 원활한 협의가 가능하다는게 장점으로 꼽힌다..

그는 "이전에는 구청장과 서울시장의 소속정당이 달라 갈등의 골도 깊고 정책적 협의가 상당히 힘들었지만, 이제는 달라졌다"며 "지금은 구청장이 주민과 정부 정책의 견해 차이를 줄이고 해결점의 실마리를 찾고, 주민들이 재건축 추진을 할수 있도록 돕는 조정자 역할을 할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 구청장은 취임 직후 부터 서울시와 강남구간에 협의 채널을 만들고 이를 통해 재건축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 전달을 수시로 하고 있다.

지금은 재건축 사업의 35층 제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가 도시기본계획을 수정하는 시기로 강남구의 의견을 관철할수 있는 적기라는 판단이다. 정 구청장은 "35층 이상은 못올리게 하는 층수 제한에 대해 개선이 필요 하다는 우리 구의 의견을 시·구협의체에 이미 전달했다"며 "우리 구나 주민의 의견은 30~50년 뒤를 내다보는 아파트를 짓자는 것인데, 가령 평균 35층으로 조건을 완화하면 스카이라인이나 한강 조망권을 확보해 미래형 아파트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1등 도시, 첫번째 진보 출신 구청장

정 구청장은 전남 순천 출신으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과 국정홍보처장을 거쳤고,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을 지냈다. 2008년 2월에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자 곧바로 4월에 사표를 던지고 미련없이 자리를 떠났다.

2012년과 2017년에는 모두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하며 대통령 당선을 위해 전면에서 뛰었다. 그는 "원래 선출직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2017년 선거 이후 참여정부때 비서실장을 지냈던 이병완 전 실장이 강남구청장 출마를 권했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강남은 서울에서도 1등 도시이고 보수의 아성이 굳건한 곳인데, 진보출신이 당선된다면 정치사에 길이 남는 일이 될것이라는 말이 설득력이 있었다"고 당시 출마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 1년여간 가장 주력했던 일로 강남의 품격을 되찾는 것을 꼽았다. 정 구청장은 "강남은 명실공이 대한민국 제1의 도시 이자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도시지만, 하수구 맨홀에서 뿜어져 나오는 악취, 길거리에 버려진 담배꽁초 등 강남답지 않은 모습들이 너무나 많다"고 토로 했다.
그는 "지난해 6개월은 강남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어떻게 할 것인지 대비하는 기간이었다면, 올해는 실질적으로 가시적 성과를 내는 민선7기의 첫 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우리 구를 살기 좋게 만드는데 진보나 보수의 구분은 없다"고 지역발전에 매진하는 구청장으로 남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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