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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 긴급회동說'..비건 행보도 주목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9 17:56

수정 2019.06.29 17:56

북미정상 회동설에 美 북핵수석 비건 행보 주목
비핵화 급물살 타면 한미회담 후 실무협상 가능?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사진=뉴시스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긴급 회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현재 지난 27일부터 한국에 와 있는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비건 대표는 미국의 북핵 수석대표로서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한 실무를 전담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상당한 권한을 부여받은 인물이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29일 이날 일정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27일 한국에 도착한 비건 대표는 28일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협의를 진행하고 저녁에는 이 본부장 주재 만찬에 참석하며 한미정상회담 의제로 올라갈 향후 비핵화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비건 대표는 방한 전 판문점에서 북측 인사들과 만나 실무협상을 진행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정상회담 의제 준비 등으로 미 대사관·국무부 직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빽빽한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소식통들도 비건 대표가 판문점을 방문해 북측 인사와 접촉하기에는 물리적 시간도 부족하고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비핵화 의제 고도화도 쉽지 않아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이번 방한을 계기로 비무장지대(DMZ)에 간다는 사실을 밝히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가능하다면 짧게라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보지만 우리는 이와 관련된 공식제기를 받지 못하였다"면서 제대로 된 제안이 올 경우 긴급회동이 성사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DMZ행을 계기로 김 위원장과의 회동이 성사될 경우 '탑다운' 해결 가능성이 커지며 비핵화 실무협상도 급물살을 탈 수 있다. 한미정상회담 전 북측과 접촉이 없었다면 비건 대표는 이후에라도 북측과 실무협상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비건 대표는 전일인 28일 이 본부장과의 한미 북핵수석대표협의에서 비핵화에 대해 '동시적-병행적 진전'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이를 위해 북측과 건설적 논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기존 미국의 비핵화 전제인 '일괄타결식 비핵화-빅딜'에서 수위가 낮아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비핵화 입장이 달라진 것을 두고,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 안(案)'을 미국이 어느 정도 수용한 것이고 북한의 요구를 일부 받아들이면서 실무협상의 모멘텀을 마련하자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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