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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최소 분양가 12억 '그들만의 리그'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8 17:50

수정 2019.06.28 17:50

서초그랑자이 견본주택
집단대출 안돼 자금조달이 관건
자기자본 갖춘 수요만 선별 유입
미계약 아파트 줍줍현상 없을 듯
"잔금 대출 받고, 신용대출 받아도 중도금 3번이 남는다. 부모님 집을 담보로 추가 대출이라도 받아야 하는가 걱정이다." (서울 개포동에서 온 부부)

"강남 전통 부촌 아파트인 무지개 아파트를 재건축해 짓는 단지라 일반분양이 174가구로 적은 편이다. 분양 받으려면 자기자본이 분양가의 최소 절반(6억원~9억4600만원)은 필요하다." (이창엽 GS건설 분양소장)

28일 오전, '서초그랑자이' 견본주택이 마련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자이갤러리. 한산한 편이었지만 이 단지를 구입할 수 있는 사람만 찾았기 때문에 긴장감이 돌았다.

무지개 아파트를 재건축해 짓는 서초그랑자이는 총 1446가구 대단지이지만 일반분양 물량은 174가구로 적은 편이다.
강남 핵심 입지, 당첨만 되면 높은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대출금 마련 부담과 높은 청약 가점이 필요한 곳이다.최소 분양가가 11억9000만원으로 9억원을 초과해 중도금 집단대출이 불가하다.

이 단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로 인근 단지 대비 낮은 분양가에 공급되지만 가장 작은 평형이 11억9000만원으로 수중에 최소 6~7억원은 들고 있어야 청약을 넣을 수 있다. 현장을 찾은 한 부부는 "창구에서도 대출에 대해 주로 물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투기과열지구에서 주택을 거래할 때는 자금조달 및 입주계획서와 함께 증여 또는 상속금액도 같이 신고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초그랑자이 일반분양 가구수는 174가구로 전용면적별로 59m², 74m²가 171가구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3.3m²당 분양가는 4891만원으로 총 11억1900만원~18억9200만원이다.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인근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는 전용 59m²가 15억6000만원~16억6000만원으로 서초그랑자이와 비교해 3~4억원 이상 높게 형성됐다.

GS건설이 앞서 분양한 방배그랑자이의 경우 예비당첨과 무순위 청약을 했음에도 지난 26일 미계약 15가구에 대한 추가 모집을 진행했다. GS건설 측은 서초그랑자이의 경우 '줍줍(미계약분을 주워 담는다는 뜻)' 물량은 제로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분양소장은 "서초그랑자이는 관련법 변경으로 예비당첨자를 500% 뽑도록 됐다"며 "방배그랑자이는 분담금 연체이자 할인 등 혜택을 줬으나 서초그랑자이는 분담금 연체시 약 6.5%의 정상 이자를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초그랑자이가 들어서는 곳은 원조 부촌이다.
서울 강남역과 뱅뱅사거리 사이에 있는 서초우성 1·2·3차와 무지개, 서초신동아 등은 '독수리 5형제'로 불렸다. 앞서 우성 3차가 '래미안 에스티지', 우성 2차가 '래미안 에스티지 S'로 입주를 마쳤다.
서초그랑자이는 5형제 중 3번째 분양 물량이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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