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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비닐하우스' 속 창릉지구 '서북권 경제' 핵심축 꿈꾼다

뉴스1

입력 2019.06.27 18:22

수정 2019.06.27 18:22

고양 창릉지구 전경/ 김희준 © 뉴스1
고양 창릉지구 전경/ 김희준 © 뉴스1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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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신도시현장]①군부대·그린벨트로 묶인 창릉…"살만한 도시로"
"서오릉 훼손·부동산 투기 논란 현장보니 '기우'에 그쳐

(고양=뉴스1) 김희준 기자 = "창릉지구는 제가 어릴 때도 몇번이고 서울에 편입된다고 했던 곳이에요. 그런데 장년이 넘어선 지금도 여전히 변두리입니다. 3기 신도시가 좋은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창릉 인근 주민 김 모씨, 62세)

지난달 5일 국토교통부는 3기 신도시를 위한 택지지구 중 하나로 고양 창릉지구를 선정했다. 당시 국토부는 창릉지구에 3만8000가구의 아파트뿐 아니라 135만㎡(41만평) 규모의 자족용지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판교1테크노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또 300만㎡(100만평) 규모의 공원과 녹지 그리고 호수공원을 만들어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하지만 수도권 서북지역의 균형발전을 꾀하는 동시에 자가주택 비율이 절반 수준에 머문 수도권 서민의 내집 마련을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포부는 의외의 복병에 부딪혔다. 창릉지구의 개발로 일산 집값 하락과 부동산 투기 양산 등을 우려하는 여론 때문이다. 창릉지구 인근 문화재인 서오릉을 훼손할 수 있다는 소문도 나돈다.

뜨거운 논란과 달리 지난 20일 찾아간 창릉지구 현장은 여느 시골 어귀와 같은 한적함만 엿보였다. 지구 곳곳에 즐비한 '주민대책위원회' 현수막에서만 3기 신도시 지정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가장 먼저 둘러본 곳은 서오릉 입구였다. 서오릉에서 창릉지구까지 거리는 약 1㎞. 그마저도 울창한 솔송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고양시청 관계자는 "3차원 시뮬레이션을 돌려봐도 창릉지구에서 공공주택이 들어서도 솔송 끝단에 아파트 옥상이 조금 엿보이는 정도"라며 "이 거리에서 훼손을 운운하는 것은 너무 억지 아니냐"고 쓴웃음을 지었다.

◇"너무 오래 기다린 창릉지구, 3기 신도시 통해 낙후 벗어나야"

3기 신도시를 반대하는 논리는 또 있다. 창릉지구의 그린벨트를 풀면 환경오염의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실제 창릉지구 내 종전 그린벨트 지역은 사실상 비닐하우스 밭으로 분류된다. 일부 지역엔 비닐하우스를 배경으로 화원을 꾸린 가게도 있다. 되레 낙후된 비닐하우스와 가건물의 정비가 시급한 모양새다. 창릉지구의 정비가 절실하다는 현장 관계자의 지적이 더 와닿는다.

태어날 때부터 창릉지구에 살았다는 김 모 씨(62세)는 "인근 군부대에 땅이 수용되고 오랫동안 개발이 제한됐다"며 "이제는 고양시에서도 가장 낙후된 이곳도 일산처럼 깔끔한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지역주민의 소원처럼 군부대가 있던 30사단 부지를 ‘서울숲’의 2배 규모의 도시숲으로 꾸릴 방침이다. 실제 현장에서 본 30사단 부지는 기존 막사 건물 외 평탄한 녹지로 이뤄져 330만㎡ 창릉지구 공원과 녹지의 한 축을 이룬다.

고양시 전체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창릉지구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소 떨어진 삼송-원흥지구와 화정지구 가운데 창릉지구가 있다"며 "복합문화센터가 들어서는 화정지구와 삼송, 원흥지구의 경제권이 선순환 구조로 연결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이 스타트업이 들어설 창릉지구가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경기 서북권의 발전과 공공주택 공급의 중책을 맡게 될 3기 신도시 택지인 만큼 정부의 접근도 신중하다.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전체 면적 중 40%를 공원 녹지로 꾸리고 도시지원시설 용지와 도로, 학교 용지, 주택용지를 각각 20% 수준으로 배치했다. 특히 판교의 약 3배 수준인 41만평 규모의 자족용지를 확보해 9만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이에 대해 "창릉지구 자족용지에 스타트업 클러스터인 기업지원허브, 기업성장지원센터 등을 마련해 약 1000개의 스타트업을 유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만큼의 인구유입과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인구집중에 따른 교통대책도 탄탄하다. 창릉지구에 14.5㎞ 거리의 고양선이 만들어지면 향동지구역 , 화정지구역, 대곡역, 고양시청역 등 총 7개역이 신설된다. 특히 고양선 대곡역은 3호선과 겨의중앙선, GTX-A 노선, 대곡소사선과 연결된다.

또 고양선은 서울대~여의도~신촌~새절역을 잇는 서부선과 연결된다. 특히 국토부는 고양선에 급행열차를 도입할 방침이다. 이 경우 창릉에서 지하철로 여의도와 용산은 25분, 강남은 30분 만에 갈 수 있다. 일산 백석동부터 서울문산고속도로를 연결하는 자동차전용도로(4.8㎞, 4차로)도 신설해 자유로 이용차량을 분산시킨다.


다만 일각에선 여전히 부동산 투기 우려를 제기한다. 한 전문가는 "지난해 3기 신도시로 검토하다 도면이 유출돼 무산된 원흥지구와 창릉지구가 겹쳐 사전 투기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장 관계자는 "원흥지구와 약 50%가 중복된 것은 사실이지만 2018년 토지 거래 건수(387건)가 2017년(384건)보다 크게 늘지 않아 투기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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