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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누적 생산 3000억 개비, BAT 사천 담배공장 가보니

김성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7 11:25

수정 2019.06.27 11:25

BAT 코리아, 아시아·태평양 주력 생산기지
24시간 돌아가는 공장, 연간 342억 개비 만들어
한국 흡연자 10명 중 1명은 이 회사 담배를 핀다. 던힐로 유명한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 코리아(BAT 코리아) 얘기다. 그렇다면 BAT 코리아는 담배를 어디에서 만들까? BAT 코리아 제품을 애용하는 이들조차 확실히 아는 이가 드물다. 중국과 베트남 등 오답이 쏟아지기 십상이다. 정답은 한국이다.

대표제품 던힐을 비롯해 로스만, 켄트 등 세계적인 브랜드 200여개를 보유한 글로벌 담배회사 BAT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판매하는 물량 상당수를 경상남도 사천시 소재 사천공장에서 생산한다.
생산량이 연간 342억 개비에 이르며, 올 6월엔 누적 생산량 3000억개비를 돌파했다. 전 국민에게 6000개비 이상씩 돌아가는 양이다.

BAT 코리아 사천공장 내부. BAT 코리아 제공.
BAT 코리아 사천공장 내부. BAT 코리아 제공.

27일 오전 일찍 찾은 BAT 코리아 사천공장은 이날도 어김없이 담배를 쏟아내고 있었다. 분당 6000~1만 개비씩을 만들어내는 기계들이 커다란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가운데, 자동화된 각 공정을 따라 담배가 가득 실린 컨베이어 벨트가 끝도 없이 이어졌다.

첫 공정이 이뤄지는 1차가공부서(PMD) 공장은 그야말로 담배냄새로 가득했다. 이 공장에선 들어온 65kg 들이 상자에 담겨 들어온 담뱃잎과 담배줄기를 말리고 잘라 담배에 쓰기 좋게 만드는 1차 공정을 담당한다. 완제품에 들어갈 니코틴·타르 함량에 따라 쓰이는 잎과 줄기가 다르고, 이를 섞는 비율 역시 달라진다고 했다. 쓰이는 잎만 해도 여섯 가지라니, 담배 하나에 들어가는 정성이 대단하구나 싶다.

담배를 말리고 자르고 섞는 전 과정에서 비산하는 먼지와 냄새가 공장을 가득히 채운 탓에 기자의 몸과 머리에도 담배냄새가 그대로 배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이 공정 끝에선 적당한 크기로 잘린 담뱃잎과 줄기가 사일로에 모여 제품에 맞게 배합된 뒤 다음 공정으로 옮겨지게 된다.

BAT 코리아 사천공장 내부 모습. BAT 코리아 제공.
BAT 코리아 사천공장 내부 모습. BAT 코리아 제공.


두 번째 공정은 2차가공부서(SMD) 공장에서 이뤄진다. 1차 공정을 거쳐 넘어온 담뱃잎과 줄기를 완제품으로 만드는 곳으로, 불량률이 거의 없는 다른 공정에 비해 불량률이 3% 내외가 된다고 했다.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기계들에선 고막을 때리는 굉음이 나는 탓에 직원과 방문객 모두 귀마개를 필수로 껴야했다.

담배를 말고 필터를 접합하는 기계에선 분당 6000~1만 개비의 담배가 생산된다고 했다. 생산된 담배는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옮겨져 담뱃갑에 척척 담긴다. 담뱃갑 역시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넓적한 종이를 역시 기계가 착착 접어서는 담배가 떨어지는 컨베이어 벨트 앞에 대령한다. 직원들은 기계 앞에 핀셋을 들고 앉아 불량품을 검수한다. 직원 옆에는 어느새 불량 담배가 수북이 쌓였다. 그냥 감으로 불량을 솎아내는 것도 아니다. 첨단 센서가 내장된 기계가 담배의 직경과 길이를 그대로 잡아낸다. 사람과 기계가 함께 하는 2중 감시체계다.

궐련형 전자담배 공정은 별도의 동에서 같은 과정을 거쳐 진행한다. 최종공정에서 가향되는 멘솔 냄새가 공장에 전체에 가득해 눈이 따가울 정도다.

사천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500여명에 이른다.
이들이 3교대로 근무하며 24시간 공장을 돌린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태평양 전역으로 수출되는 담배가 멈춤 없이 생산된다.
3000억 개비 생산이란 성과 뒤에는 24시간 공장을 굴리는 이들의 노력이 있는 것이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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