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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24시간 돌아가는 KTX 안전 지킴이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3 18:53

수정 2019.06.23 18:53

KTX 고양차량정비기지
고속열차 경·중정비 모두 담당..차량유지보수 기지로 세계 최대
#. 하루 운행을 마친 KTX가 고양차량정비기지로 서서히 들어온다. 길이 388m, 무게 700t, 최대 935명(KTX 기준)의 승객을 싣고 시속 300㎞로 하루종일 달린 고속열차가 다시 안전주행에 나서기 전 점검·정비를 받는 시간이다. 정비기지로 들어오기 전 철도레일 위에 설치된 일상자동검사장치를 천천히 통과하면서 KTX 바퀴의 형상 브레이크 패드와 팬터그래프(KTX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력집전장치) 등의 이상유무가 자동 체크된다. 이후 카센터 자동세차장과 유사한 모습의 자동세척장치를 통과하게 된다.

지난 21일 경기도 덕양구 행주내동에 위치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고양차량정비기지를 찾았다. 수도권을 달리는 모든 철도안전을 책임지는 곳이다.
고속열차 경정비와 중정비를 모두 담당하는 기지로는 세계 유일이며 차량유지보수 기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부지면적만 1420㎡로 프랑스의 비샤임 정비기지보다 6배 넓고 근무인원은 980명에 달한다.

코레일 차량정비기지는 수도권 고양을 포함해 부산 가야·서면, 호남 광주송정 등 총 네군데에 위치하고 있다. 부산 가야는 고속차량, 서면은 일반차량, 호송정은 고속차량을 각각 맡고 있다.

고속열차가 승객과 짐을 싣고 달리다보면 바퀴가 마모되거나 흠집이 날 수 있고 부품 또는 시스템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코레일은 고속열차의 주행거리와 회기한도 등을 고려해 경정비와 중정비를 단계별로 시행한다.

먼저 경정비는 매일 기본정비(주행거리 최대 5000㎞), 4개월마다 제한정비(주행거리 15만~16만5000㎞), 8개월마다 일반정비(주행거리 30만~33만㎞), 16개월마다 전반정비(주행거리 60만~66만㎞)를 실시한다.

중정비는 15년마다 실시한다. 부품 조립체를 전부 분해해 세척·정비하고 고속열차를 칸별로 분리해 점검하며 고속열차 외부를 새로 칠한다. 사실상 열차 하나가 재탄생하는 수준이다.

밤낮없이 달리는 KTX만큼 차량기지도 밤낮없이 돌아간다. 권병구 코레일 기술본부 차량기술단 고속차량처장은 "KTX가 저녁 7시부터 새벽 1시까지 집중적으로 들어오고 정비근무는 3조2교대 형식으로 24시간 돌아간다"며 "향후 인력확충을 통해 4조2교대로 바꿀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장비는 동시인양기다. 388m의 KTX를 3m까지 한번에 들어올린다. KTX 등 고정된 차량의 바퀴를 한꺼번에 갈아끼는 등 유지보수에 반드시 필요한 장비다.
차량 1대만 분리해 유지보수 작업을 할 때는 '드롭핑테이블'을 이용한다.

기지 한쪽에는 중정비가 끝난 고속열차가 눈길을 끌었다.
13주의 정비를 마친 KTX는 다시 달릴 채비를 마쳤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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