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인터뷰]황교안 "文정부에 배울 건 홍보뿐..잘한게 없어"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3 15:28

수정 2019.06.23 15:38

공천 쇄신에 "일부가 과거 못잊어, 지금은 계파 없다"
총선 출마 "밖에 말 듣지않아"
朴 사면에 "장기구속, 국민 원하는거 아냐"
文정책 비판 "민생챙기는 정당은 한국당"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1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1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문재인 정부에서 배울게 뭔지 모니터링을 한다. 그런데 배울 것이라곤 홍보 밖에 없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여전히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제1야당의 대표로서 어느덧 취임 100일을 훌쩍 넘긴 황 대표의 정부 비판은 점점 구체화됐다.
총선을 앞두고 조만간 본격화될 전·현(前·現) 정권간 전면전의 예고편 성격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지난 21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 정부에서 성과가 있다고 한 '남북대화', '남북관계'도 발전이 됐나"며 이같이 말했다.

황 대표는 "요즘 들어와 정부가 민생을 챙기라고 하는데 민생을 챙기는 것은 바로 한국당"이라며 "이 정부가 경제 영역에서 뭘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일갈했다.

주말에도 오찬과 만찬 일정이 꽉 채워질 정도로 인재영입에 공들이고 있는 황 대표는 "당에 들어오시게 하려는 좋은 분들이 꽤 있다"며 "협의가 시작된 분도 있고 아닌 분도 계셔서 좀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내년 공천 쇄신과 관련, "일부가 과거에 있던 모습을 잊지 못하고 있는데 지금은 계파 없다. 계파에 따른 공천도 없다"고 자신했다.

당에서 권유가 있을 경우 종로 등 주요 지역구 출마에 나설지에 대해 황 대표는 "당이 필요한 일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그 '무엇이든'은 당이 필요로 하고 당에 유익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돼야 한다"며 "밖에서 여러 말을 한다고 그 말을 따라 듣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다음은 황 대표와 일문일답.

대담=심형준 국회팀장

-문재인 정부도 2년이 지나면서 공과가 드러나고 있다. 전반적인 공과를 평가한다면.

▲여러 전문가들을 만나면서 이 정부에서 배울게 뭔지 모니터링을 한다. 배울 것은 홍보를 잘하는것 같다. 나머지 부분은 '다 잘한다'고 말할게 없다. 제가 만난 분들의 대부분의 의견이다. 이 정부가 성과가 있다고 한 남북관계도 발전이 됐다고 할지 모르겠다. 평화가 왔나. 핵문제에서 자유로운 비핵화가 이뤄졌나. 더 악화됐다.

-경제 분야에 대한 비판 강도도 높아졌는데.

▲경제 실정은 말할게 없다. 거의 모든 지표가 역대 최악이다. 요즘 들어와 정부가 민생을 챙기라고 하는데 민생을 챙기는 것은 바로 한국당이었다. 2020경제대전환위원회도 만들었는데 우리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이 정부가 경제 영역에서 뭘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 정부는 먼저 사과부터 선행돼야 하고, 경제 정책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

-청와대 경제사령탑이 김상조 체제로 변경됐는데, 이에 대한 메시지가 있을까.

▲자기사람 돌려쓰기로는 지금 경제의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정책 기조가 소득주도성장이란, 잘못된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 대통령의 인식 변환이 필요하다. 지금은 소득주도성장이란 잘못된 경제정책 실험을 할 때가 아니다. 소규모 실험은 검토해볼 수 있으나 나라를 통째로 실험 대상으로 삼으면 안된다.

-국회는 물론, 영수회담을 놓고도 정국이 풀리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협치 노력을 평가한다면.

▲지금 정부가 제1야당을 과연 국정운영 동반자로 생각하는가. 저는 한번도 (취임 이후 문 대통령을) 만난 적이 없다. 북한으로 쌀을 공급하는 것을 논의하자고 5당 대표를 나오라고 하는게 말이 되나. 많은 의제를 논의한다 해도 대표 5명이 모이면 진정한 대화가 되겠나. 또 5당의 기준은 뭔가. 원내 의석이 있는 정당은 7개다. 그래서 1대1 대화를 하자고 하니, 그것은 안된다 하더라. 도대체 원칙도, 기준도 없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1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주요 정치 현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1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주요 정치 현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당대표 취임 100일이 넘었는데 안정화 이후 다음 단계에서 당을 어떻게 이끌려 하나.

▲당의 목표는 선거 승리다. 우리 바로 앞에 있는 선거는 내년 총선이다. 그 다음이 대선이다. 정당의 목표는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당이 싸움을 못한다 하는데 싸워 이기는 정당이 돼야 한다. 비겁하지 않고 무모하지 않으면서 이기는 전략으로 가야 한다. 이제 하나하나 역량있는 대안정당이 되고자 한다. 그러다 보니 사람이 필요해 인재영입 작업을 하고 있다.

-주말에도 오찬, 만찬이 잡을 정도로 많은 분들을 만나시는데 인재영입 상황은.

▲거의 모든 당협위원장이 참여해 당의 변화를 부를 인재를 찾고 있다. 최근 언론에 나온 분들은 접촉이나 대화가 된 상태는 아니다. 인재풀로 갖고 있었고 이제 진행상황에 따라 당에 들어오시도록 하려는 좋은 분들이 꽤 있다. 협의가 시작된 분도 있고 아닌 분도 있다. 들어오려는 분이 중간에 알려지면 포기하는 경우도 많아 일단 기다려주면 고맙겠다.

-역대 총선마다 물갈이가 컸는데 내년 총선을 위한 공천 쇄신 규모는.

▲당안에서 계파 얘기는 한번도 못들어봤다. (친박계 탈당 얘기도 있다.) 그런 얘기도 하는데 일부가 과거에 있던 모습을 잊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계파 없다. 계파에 따른 공천도 없다. 공정한 공천, 이기는 공천, 그게 유일한 기준이다. 그 안에 다 들어있다. 그렇다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

-당에서 종로나 주요 지역구 출마에 대한 권유를 강하게 할 경우 받아들일 것인가.

▲지금은 당이 필요한 일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무엇이든' 이란게 당이 필요로 하고 당에 유익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돼야 한다. 밖에서 여러 말을 한다고 그 말을 따라 듣겠다는게 아니다. 당에 보탬이 되는 정치인이 되려고 한다. 지금은 지역구 출마에 대해 말할 단계가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복권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통령 중에 구속된 분들 몇 분이 계시다. 그 중 박근혜 전 대통령은 그 어떤 분보다 오래 구속돼 계시다.
고령이고 몸도 좋지 않다. 장기구속을 계속하는 것은 국민들이 원하는게 아니다.
문 대통령이 과감하게 결단을 내려줘야 한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