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재무학회 칼럼]

ETF, 신중히 접근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0 17:13 수정 : 2019.06.20 17:13
자산운용 업계에서 지난 수십년간 일어난 가장 중요한 혁신 중 하나는 바로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이다. ETF는 미국에서 매년 10% 이상 성장세를 보이며 매우 보편적 투자수단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TF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4조6900억달러에 이르고 우리나라에서도 40조원 규모에 달한다. 투자펀드의 일종인 ETF는 펀드매니저들이 기업을 직접 골라 시장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펀드와 달리 시장지수나 특정 자산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펀드다.
ETF는 투자설명서에 따라 증권 바스켓을 구성하고, 이에 따라 발행된 주식이나 수익증권이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일반 주식처럼 거래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계속되는 주식시장 고공행진에 액티브펀드의 리스크 대비 투자수익률이 시장지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했고, 이에 투자자들은 시장지수와 연계된 ETF에 더 많이 투자했다. ETF는 액티브펀드나 일반 주식에 비해 유동성, 환매성, 비용, 세금 효율성 및 투명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이점을 보이며 현재 광범위한 국내·국제 지수, 전문화된 섹터, 지역 및 집단을 추적하는 다양한 상품이 거래되고 있다. 최근에는 특정한 거래전략을 따르는 스마트ETF나 액티브펀드와 비슷한 액티브ETF도 유행처럼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ETF의 인기에 따른 문제점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첫째, 패시브한 유형의 투자가 늘어나면서 생기는 문제점들이 있다. 어떤 사람도 정보를 얻기 위해 애쓰지 않는다면 정보가 정확하게 시장가격에 반영될 수 없다는 역설을 일컫는 '그로스만-스티글리츠의 패러독스'(Grossman-Stiglitz Paradox) 현상이 대표적 사례다. 상장지수펀드가 액티브펀드를 전부 대체한다면 액티브 투자자가 주식의 시장가격이 본질적 가치로 수렴하게 하는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기 어렵다. 또한 ETF는 보유주식을 공매도 투자자에게 과잉공급하기 때문에 불경기에 시장의 부정적 견해가 오래 지속되는 효과를 일으켜 신규투자나 연구개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둘째, ETF 거래가 구성종목 증권의 거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 ETF가 유동성이 낮은 자산에 기초할 경우 해당 구성종목의 거래량을 흡수하면서 해당 구성종목의 유동성을 줄일 수 있다. 미국에서는 매년 50~80개 ETF가 상장폐지하고 있고, 만약 이런 상장폐지가 베어마켓과 맞물려 이뤄질 경우 구성종목 처분에 따른 유동성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의 밴데이비드 교수와 공저자들이 2018년 미국 재무학회지(Journal of Finance)에 출간한 연구에 따르면 ETF에 보유되는 주식들은 기본 변동성 외에 추가 변동성을 갖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ETF가 주식 거래를 더 낮은 비용으로 가능케 해 노이즈 트레이더(Noise Trader)의 활발한 거래를 유발하며, 이에 따른 ETF의 추가 변동성이 ETF를 구성하는 종목의 주식에 파급되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해당 주식은 ETF 보유로 인한 추가 변동성에 대해 위험 프리미엄을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ETF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우리 주식시장의 잠재적 위험요인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ETF는 유동성이 크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손쉽게 단기투자를 하게 되고, 결국 외부 위험이 우리 주식시장에 쉽게 전달될 수 있다. 국제 금융시장을 넘나드는 핫머니가 ETF를 통해 우리나라 시장의 추가 변동성을 늘린다면 경기침체 시기에는 하방 위험을 더 부추겨 국민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며, 결국 실물경기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외부 위험으로부터 추가 변동성에 대한 위험 프리미엄을 더 많이 지급해야 할 수도 있기에 ETF의 부정적 측면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동현 위스콘신대 밀워키캠퍼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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