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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금리인하 정지작업 착수…시장, 7월 인하 가능성 100%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0 13:30

수정 2019.06.20 13:30

Federal Reserve Chairman Jerome Powell holds a news conference following a two-day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meeting in Washington, U.S., June 19, 2019. REUTERS/Kevin Lamarque
Federal Reserve Chairman Jerome Powell holds a news conference following a two-day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meeting in Washington, U.S., June 19, 2019. REUTERS/Kevin Lamarque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금리인하 시동을 걸었다. 통화정책 회의 성명에서 '인내심'이라는 단어를 뺐고, 일부 위원들이 금리인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채권선물 시장에서는 다음달 금리인하 가능성을 100%로 보고 있다. 연내 3차례 금리인하 전망도 50%를 웃돌고 있고, 4차례 인하 전망도 힘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

"불확실성 높아지고 있다"
연준은 19일(현지시간) 이틀 간에 걸친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대로 금리동결을 결정했지만 향후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FOMC는 성명에서 미 경제가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같은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성명은 "이같은 불확실성들과 미미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에 비춰 FOMC는 향후 경제전망과 관련한 각종 정보들의 함의를 면밀히 주시하고 (경제활동) 확장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작한 중국과 무역전쟁, 이와 맞물린 세계 경제 둔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불확실성, 중동지역 불안 등 세계 경제 곳곳에 드리운 먹구름이 금리인하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연준은 예상대로 이날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를 이전과 같은 2.25~2.5%로 동결했다. FOMC 위원들이 예상하는 올해 기준금리 중앙값 역시 변화가 없었지만 금리인하가 필요할 수 있다는 예상이 점점 대세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줬다. 표결권이 있는 FOMC 위원 10명 가운데 9명이 동결에 찬성했지만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가 금리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2018년 2월 파월 의장 취임 이후 첫 반대표다. 성명은 또 올들어 포함되기 시작했던 통화정책 변경은 '인내심'을 갖고 대응하겠다던 문구를 삭제했다. 연준이 '인내심' 단어를 삭제하면 이는 금리인하 문을 열기 위한 빗장을 푸는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불확실한 전망, 불확실한 금리
위원 17명 가운데 8명은 올해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서야 할 것으로 예상했고, 이 가운데 7명은 2차례 0.25%포인트 금리인하를 내다봤다. 또 다른 8명은 금리동결을 전망했고, 연내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1명에 불과했다. 내년 금리는 과반을 살짝 넘는 9명이 올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월스리트저널(WSJ)은 위원들의 금리전망이 현 상황의 불확실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긍정적인 전망은 미중 무역협상 타개 기대감을 토대로 한다.

무역전쟁이 협상으로 잘 마무리되면 글로벌 공급망이 더 혼란스러워지는 것을 피할 수 있고, 기업 투자 위축도 막을 수 있어 경제가 안정되면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시나리오다. 금리인하 전망은 어두운 시나리오에 근거한다. 무역전쟁 파고가 높아지고, 세계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미 경제를 급격한 둔화로 몰고간다는 시나리오다. 이렇게 되면 연준의 금리인하는 피할 수 없게 된다.

자연금리 낮춰
연준이 금리인하로 기울었음은 이른바 자연금리(또는 중립금리) 추정치를 낮춘 것으로도 확인된다. 자연금리란 경제를 과열시키거나 둔화시키지 않는 수준의 금리를 뜻한다. 이번 회의에서 위원들이 판단하는 자연금리는 3월 추정치 2.75%보다 0.25%포인트 낮은 2.5%로 떨어졌다. 현재 연준의 기준금리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에 비해 경기를 부양하는 정도가 덜하다고 판단하는 위원들이 늘었음을 의미한다.

파월 의장의 이날 기자회견은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CNBC에 따르면 파월은 "많은 참석자들이 그들이 판단하기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에서 FF금리 일부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 다수 위원들이 예상하는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관세가 수반되는 무역전쟁 심화, 세계 경제 둔화이고, 이에따라 금리인하 필요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파월은 "많은 참석자들이 지금은 약간 더 확장적인 정책 필요성이 강화됐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별도로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과 실업률 전망치는 3월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2.1%, 3.6%로 예상했지만 인플레이션은 목표치 2%에서 점점 멀어질 것으로 비관했다. 올해 인플레이션은 3월 예상치 1.8%보다 0.3%포인트 낮은 1.5%, 월별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2%에서 1.8%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한편 CME 그룹에 따르면 FF금리 선물시장에서는 다음달 30~31일 금리인하 가능성을 100%로 보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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