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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워치] 성창이엔씨 기업회생절차 돌입… 520억 대출 물린 금융권 대규모 손실 불가피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9 18:11

수정 2019.06.19 18:11

플랜트 전문건설업체 성창이엔씨(E&C)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는다. 은행, 저축은행 등 금융권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5일 성창이엔씨에 대해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렸다.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지 보름 만이다.

은행과 저축은행 등 금융권은 각각 50억~100억원의 손실이 불가피하게 됐다. 성창이엔씨가 금융권으로부터 빌린 대출액은 약 520억원(2018년 12월 말 기준)이다.
이 가운데 96%에 해당하는 500억원이 1년 이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 및 유동성 부채다. 산업은행(164억원), 국민은행(62억원), 한국수출입은행(56억원), 기업은행(45억원), SBI저축은행(45억원) 순으로 차입금이 잡혀 있다.

이 외에도 성창이엔씨는 SK건설, 신한은행, 우리은행, 전문건설조합 등으로부터 각각 10억원 안팎의 대출을 받았다. 성창이엔씨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현재 138억원에 불과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성창이엔씨는 정상기업으로 인식됐지만 지난달 갑작스럽게 회생절차를 신청했다"면서 "대부분의 은행 등이 대손충당금을 쌓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어 "회생절차 결정이 내려진 기업에 대한 대손충당금은 각 은행이 100% 가까이 쌓는다"면서 "2·4분기 재무제표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창이엔씨가 발행한 회사채(45억3800만원)도 휴지 조각이 됐다. 성창이엔씨가 발행한 회사채는 '신보2017제5차유동화전문' 회사 등 총 4곳의 특수목적법인(SPC)이 인수했고, 이를 기초자산으로 유동화증권을 찍었다.

SPC는 선순위 사채(신용등급 AAA)와 후순위 사채(신용등급 C)로 나눠 공모로 채권시장에서 매각했다. 이때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선순위 사채(총 발행액의 약 97%)에 신용공여를 제공, 대부분의 손실을 떠안는 구조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추가로 이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이튿날 성창이엔씨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에서 D(디폴트) 등급으로 강등한 바 있다.


서울회생법원은 오는 8월 5일 조사위원의 기업회생 조사보고서가 나온 후 이와 관련한 회생절차 관계인집회를 열 계획이다.

지난 1990년 설립된 성창이엔씨는 강구조물, 플랜트 설비 제조와 시공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플랜트 전문건설업체다.
국내 대형 건설회사들이 발전, 석유화학, 제철, 정유가스 플랜트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 기계설치, 철골설치, 배관공사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하도급 업체로 참여해왔으나 최근 플랜트시장 침체로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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