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中전기차 배터리, 양극화 현상 심화.. 韓업계 '위태'

김은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7 17:14

수정 2019.06.17 17:14

1~4월 시장 점유율 분석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두 업체가 전체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17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4월 중국 시장에서 판매된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을 업체별로 집계한 결과 상위 10위권 업체들의 점유율이 기존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 배터리 업계에서 양극화 현상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는 셈이다.

해당 기간동안 중국 시장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19.0GWh로 전년 동기 대비 2.4배 급증했다. 이 가운데 중국 업체 CATL과 BYD를 비롯한 톱10 업체들의 사용량은 17GWh로 147.7%나 늘었다. 비중은 89.6%로 90%에 육박했다.
특히 중국기업인 CATL과 BYD의 사용량 합계가 거의 전체의 70%에 달하고 있다. 이는 사용량이나 비중 모두 전년 동기보다 늘어난 것은 물론 2017년 이래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에 기타 업체들의 비중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업계 1위 CATL은 폭스바겐 MEB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다임러, BMW 등 해외 업체들에 대한 거래선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2위 BYD는 북미, 유럽, 아시아 등 해외 지역에서 전기버스와 전기트럭에 대한 배터리 공급 물량을 대거 늘려나가고 있다. 이 두 업체의 사용량이 향후 더욱 급증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비상위권 업체들의 구조 개편이 적어도 보조금이 완전히 폐지되는 2021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상위권과 비상위권간의 격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배터리 시장의 양극화 문제는 중국 당국의 정책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2018년부터 본격화된 중국 당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정책으로 비상위권 업체들이 어려움에 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도산하는 사례도 있었다. 2016~2017년에 중국 시장 3위였던 옵티멈 나노는 2018년 50위로 급락했다. 올해는 60위로 추락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중국 업계가 대대적으로 구조 개편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비상위권 업체들 상당수가 문을 닫거나 흡수 합병되는 한편 상위권 업체들은 해외 공급 물량까지 대거 확대하면서 결국엔 특정 소수 업체들만 살아남는 구조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양극화 현상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이 기관은 예측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앞으로 한국 배터리 3사는 이러한 중국 업계의 판도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중국을 포함한 세계 시장 대응 전략을 적절히 수립하고 시행해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기술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다양한 해외 공급선을 확보해나가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happyny777@fnnews.com 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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