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 홍콩 송환법 밀어붙이다 낭패… G20서 부각될듯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7 16:50

수정 2019.06.17 16:50

폼페이오 등 문제제기 뜻 내비쳐..中 관영언론들 일제히 논조 완화
홍콩 ‘우산혁명’ 주역 조슈아 웡 출소 중국 홍콩의 입법회 건물 밖에서 17일 조슈아 웡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난 2014년에 17세의 나이로 홍콩 민주화 시위(우산 혁명)를 주도했던 그는 당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3개월의 징역형을 받았으며 이날 출소했다. 웡은 출소와 동시에 이달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을 강행 추진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비난하며 "더 이상 홍콩의 지도자 자격이 없으며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홍콩 시민들은 웡의 출소 전날에도 검은 옷을 입고 송환법 반대 시위를 벌였으며 주최측은
홍콩 ‘우산혁명’ 주역 조슈아 웡 출소 중국 홍콩의 입법회 건물 밖에서 17일 조슈아 웡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난 2014년에 17세의 나이로 홍콩 민주화 시위(우산 혁명)를 주도했던 그는 당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3개월의 징역형을 받았으며 이날 출소했다. 웡은 출소와 동시에 이달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을 강행 추진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비난하며 "더 이상 홍콩의 지도자 자격이 없으며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홍콩 시민들은 웡의 출소 전날에도 검은 옷을 입고 송환법 반대 시위를 벌였으며 주최측은 홍콩 시민의 약 약 30%인 200만명이 거리로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는 홍콩 역사상 최대 시위 기록이다. 로이터 뉴스1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중국이 홍콩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을 밀어붙이다 오히려 부메랑을 맞게 됐다.

홍콩 정부가 대규모 홍콩 시민들의 길거리 시위에 법안 심의 중단을 선언했으나 200만명에 달하는 시위대가 운집해 캐리 람 행정장관의 사퇴를 압박하고 나섰다. 홍콩을 중국 본토 제도 아래 두려던 포석이 화를 키우는 자충수가 됐다. 특히 미국이 6월 말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홍콩 문제를 꺼낼 태세다. 무역협상 타결이 시급한 중국이 홍콩 문제로 입지가 줄어들게 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홍콩 문제는 G20에서 개최될 예정인 양국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주요한 사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인권의 수호자 역할을 했으며, 그가 중국에 관세를 부과한 것도 중국 공산당의 독재에 맞서 인권을 수호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고문은 지난 14일 "G20 양국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도 "홍콩이 충분한 자치를 누리고 있는 지를 평가하기 위해 연례 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본적 자유를 억압하는 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는 법률 마련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뿐만 아니라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중국을 겨냥해 홍콩의 민주주의를 탄압한다는 압박을 펼칠 전망이다.

시위에 나선 홍콩 시민들을 폭력을 사용하는 폭도로 맹비난해온 중국 관영언론들도 논조를 바꿨다. 홍콩 문제를 더 자극했다간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의 입지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서다.

17일 인민일보는 '홍콩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모든 마음을 모아 함께 노력하자'라는 제하의 논평을 통해 "홍콩 시민들이 이성을 찾아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보금자리를 지키고 홍콩의 번영을 위해 힘을 모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홍콩 시민의 반발이 계속되면서 홍콩 당국은 17일에도 정부청사(CGO)를 폐쇄했다. 현지 매체는 당국은 이날 행정부와 입법회 청사가 위치한 애드미럴티 지역 진입로가 막혀 CGO를 일시 폐쇄했다고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이날 오전 애드미럴티 지역을 제외한 다른 도심에 머물던 시위대는 대부분 해산했지만, 파업을 비롯한 소규모 행사는 계속 이어졌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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