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관광객 '몸살' 종로…"관광버스 진입허가제 필요"

뉴스1

입력 2019.06.17 15:33

수정 2019.06.17 15:33

17일 오후 2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도심 관광시스템 개선을 위한 대토론회' 모습. © 뉴스1 이헌일 기자
17일 오후 2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도심 관광시스템 개선을 위한 대토론회' 모습. © 뉴스1 이헌일 기자


종로구 토론회…24㎢ 면적에 연간 관광객 950만명
'시간대별 수요관리·승하차 허용구간 지정' 제안

(서울=뉴스1) 이헌일 기자 = 서울 도심 관광지의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광버스 진입 허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종로구는 17일 오후 2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도심 관광시스템 개선을 위한 대토론회'를 열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를 비롯 민·관·학 각계 전문가와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박경아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도심관광과 교통부문의 대응'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 오버투어리즘 문제 해결을 위해 관광 수요관리가 필요하다"며 "특히 관광버스를 공간적·시간적으로 분산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서울 도심은 교통정체, 쓰레기, 소음 등 문제가 심각해 주민들의 생활권이 침해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약 1500만명인데 이 가운데 서울을 방문한 비율이 79%다.
특히 고궁 등 인기 관광지가 몰려 있는 종로구는 면적은 23.91㎢로 서울 면적의 3.96%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연간 외래관광객은 950만명이었다.

특히 관광버스의 불법 주정차, 매연 등 문제가 심각하다. 종로구와 서울시에 따르면 관광 성수기 주말 종로구의 관광버스 주차수요는 하루 평균 1989대에 달하지만 구의 관광버스 주차면은 114면 뿐이다. 인근 중구까지 합쳐도 약 260면에 불과하다.

박 연구위원은 "서울관광의 특성을 살펴보면 몇몇 고궁 중심으로 3개 관광지에 관광객이 집중되고 시간대도 오전 10~12시에 집중돼있다"며 "주로 오전에 관광지를 둘러본 뒤 인근 면세점에서 쇼핑을 하는 패턴"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특별관리구역을 지정해 관광버스 진입 허가제를 운영하는 한편 주정차 관리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며 "문화재·쇼핑 등 주변 관광지 특성과 교통량·도로폭 등 도로별 특성을 감안해 승하차 및 주차 허용 구간을 지정·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런 제도를 운영하는 해외 사례도 소개했다. 이탈리아 로마는 관광버스 진입 허가제를 운영하고 있다. 도시를 3권역으로 나눠 하루 진입량을 통제하는 한편 주차 허용 시간도 15분, 3시간, 24시간으로 나눠 운영한다. 또 영국 런던은 관광지 주변의 승하차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일부 지점은 승하차 때 요금도 부과한다.

이같은 제도 도입을 위해 각 주체간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선제적으로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관광수요를 제한하게 되면 상인들은 경제적 피해를 우려하고, 여행업계는 경제적 피해 뿐만 아니라 수익구조 변화가 불가피해진다"며 "지자체도 관리 업무가 가중되기 때문에 광역지자체와 기초지자체 간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청와대 주변 (관광버스 불법주차가 많은 곳의) 주민들은 '관광버스를 제발 내쫓아 달라'는 민원을 많이 제기한다"며 "그렇다고 무작정 쫓아낼 수는 없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도심 외곽에 주차장을 만들어서 관광버스를 주차하고, 관광객들은 셔틀버스를 이용하도록 하면 좋을 것"이라며 친환경 셔틀버스 도입을 제안했다.


또 "관광 패턴을 차량 중심에서 보행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1시간씩 걸어다니는 관광이 늘었으면 좋겠다.
아이스크림 하나 사 먹지도 못할 시간만큼만 머물고 가면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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