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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워치]외국인의 ‘원화채 사랑’… 보유액 120兆 돌파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6 17:24

수정 2019.06.16 17:24

금리인하 기대감에 매수 늘려 원화채 선진국 자산으로 대접
금값 3년만에 최고치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가격이 3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지난 14일 한국거래소 금시장에 거래된 1g당 금 가격은 5만1370원으로 2014년 3월 시장 개설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뉴스1
금값 3년만에 최고치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가격이 3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지난 14일 한국거래소 금시장에 거래된 1g당 금 가격은 5만1370원으로 2014년 3월 시장 개설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뉴스1

외국인의 원화채 보유 잔액이 이달 들어 120조원을 돌파했다. 한국은행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두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외국인들이 원화채를 쓸어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13일 기준 외국인이 들고 있는 원화채 규모는 120조295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외국인의 원화채 보유잔액 최고치는 114조원대였다. 미·중 무역갈등이 시작된 지난해 10월 원화채 보유잔액은 110조원으로 줄었지만 올해 들어 외국인들의 원화채 보유 규모는 꾸준히 늘었다. 스와프 포인트(선물환율-현물환율)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재정거래(차익거래 목적)로 외국인들이 원화채를 꾸준히 사들였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외국인들은 채권 매수에 속도를 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12일 이날 하루 동안에만 외국인은 1조4044억원 규모의 원화채를 매수했다. 이 총재는 이날 향후 통화정책방향에 대해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채권금리 하락은 더욱 가팔라졌다. 3년물 국고채 금리는 1.469%(12일 기준)를 가리켰다. 3년물 금리가 연 1.5%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6년 11월 이후 2년7개월 만이다. 이는 한번 인하될 기준금리(1.5%)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이 예상했던 금리인하 시점이 올해 4·4분기에서 3·4분기로 앞당겨졌을 수 있다"면서 "만약 3·4분기에 기준금리가 인하된다면 추가 인하 시점이 올해 연말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가 작용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하반기 1회, 내년 2회 등 총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렇게 되면 기준금리는 1.75%에서 1.0%까지 떨어진다. 통상 채권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및 인상 가능성을 선반영하며 선제적으로 움직인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원화채가 글로벌 시장에서 선진국 자산으로 분류되는 점에 주목했다.

국내 주식은 이머징(신흥국) 자산으로 분류되지만 채권에 대해서만큼은 선진국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가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한국 채권 시장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마이너스를 보이는 스와프포인트, 금리인하 기대감, 안전자산 선호 등으로 한국의 원화채는 외국인이 '안 사면 안되는 채권'이 됐다"고 분석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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