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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서울~울릉도 1시간의 꿈' 울릉신공항 부지 가다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6 16:39

수정 2019.06.16 16:39

바다 매립해 50인승 항공기가 다닐 수 있는 1200m 활주로 공사  
울릉도 사동항 일대 울릉공항 부지. 오른쪽에 보이는 가두봉을 일부 깎아 사동항 건너 방파제에서 바다쪽으로 매립해 활주로를 깔게 된다.
울릉도 사동항 일대 울릉공항 부지. 오른쪽에 보이는 가두봉을 일부 깎아 사동항 건너 방파제에서 바다쪽으로 매립해 활주로를 깔게 된다.

【울릉(경북)=서혜진 기자, 국토교통부 공동취재단】 지난 12일 서울역에서 포항역으로 향하는 KTX 열차를 탄 시간은 오전 5시 40분. 2시간 30여분 뒤 포항역에 도착한 뒤 택시를 갈아타고 20분을 달려 포항여객선터미널에 도착했다. "오늘은 파도가 좀 높아서 멀미약을 꼭 챙겨 드시라"는 택시 기사의 당부를 뒤로 하고 오전 9시50분 포항~울릉행 썬플라워호에 몸을 실었다. 3시간 40여분동안 흔들리는 배 위에서 꼬박 배멀미를 견디다 울릉도 도동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 25분. 서울역에서 두 차례 이동수단을 바꿔가며 거의 8시간이 지나서야 울릉도에 발을 딛게 됐다.

그러나 오는 2025년 울릉공항이 개항하면 이 여행길은 비행기 한번에 1시간으로 단축된다.


김병수 울릉군수는 "올해 5월에만 8만3011명이 울릉도를 찾으면서 관광객이 역대 최고에 달했다"며 "(울릉공항이 들어서면) 전국민이 올 수 있는 편의가 확장돼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올해 울릉도의 연간 관광객 목표치는 50만명이다. 1년 중 4~11월에만 배편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숫자다. 여기에 울릉공항이 개항하게 되면 울릉도 관광객은 2030년 89만명, 2050년 109만명 수준으로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최대 수용인원은 250만명으로 예상된다.

울릉군은 난개발 방지를 위해 연간 최대 100만명을 기준으로 관광객을 유지해 나갈 예정이다.

울릉공항은 울릉도 남쪽 지역에 위치한 사동항에 들어선다. 새로 방파제를 세우고 바깥쪽 바다를 매립해 50인승 항공기가 다닐 수 있는 1200m 활주로를 깔게 된다. 이렇게 되면 현재 6~9시간이 걸리는 서울~울릉도 여행길이 1시간으로 단축된다.

울릉공항 건설 감리를 담당한 김진섭 우주엔지니어링 전무는 "서울~울릉도 항공권은 9만원 선으로 예상된다"며 "뱃삯 밖에 안되는 수준이며 서울에서 오는 KTX 비용까지 따지면 경제성이 상당히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울릉도의 '50년 숙원 사업'이었던 공항건설이 본격 추진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현장방문에 동행한 허나윤 국토부 신공항추진팀장은 "이 사업이 언제 시작됐는지 찾아보니 1969년 부산지방항공관리국에서 조사했다는 게 문헌으로 남아있었다"며 "아마 그 전부터 이 지역의 염원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릉공항 건설 사업은 2013년 3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2015년 6월 기본계획(사업비 5755억원)이 수립됐지만 입찰이 무산됐다.

당초 정부는 사동항 근처에 있는 가두봉 일부를 깎아 매립 공사에 활용하려 했지만, 건설사들은 강도가 약한 암반이 섞여 있어 외부에서 돌을 가져와야 하는데 이럴 경우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입찰을 포기했다.

이에 정부는 2017년 12월 매립형 돌의 일부를 육지에서 조달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변경했고 올해 4월 사업비를 6297억원으로 증액 결정했다.

다음달 7월 2일 현장 설명회를 가진 뒤 시공 사업자가 선정되면 내년 4월 착공한다.

울릉공항의 짧은 활주로와 열악한 기상조건은 초정밀 GPS 보정시스템(SBAS)이 보완할 예정이다.

세계에서 7번째로 시도되는 SBAS는 현재 최대 37m에 달하는 GPS 오류를 3m 이내로 줄여주기 때문에 시계가 확보되지 않아도 안전하게 이·착륙이 가능해진다. 남기욱 SBAS 사업단장은 "75m 상공에서 활주로가 안보여도 SBAS가 있으면 내려올 수 있다"며 "기상이 나쁜 날이 180일이라고 가정하면 그 중 30~40일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울릉도는 SBAS 기준국 지역으로 선정돼 올해 하반기부터 기준국 설치 공사를 시작한다. 항공시스템 적용을 위한 인증을 받으면 2022년 말부터는 항공에서도 SBAS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남기욱 사업단장은 "한국형 SBAS인 'KASS'가 완공되면 위치정보를 이용한 서비스가 정밀해질 것"이라면서 "2022년 이후에는 기준국을 더 확대해서 동남아까지 우리나라 SBAS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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