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고유정, 범행 전 아들 성씨 현 남편 성씨로 변조했다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5 21:49

수정 2019.06.16 14:17

의붓아들 의문의 질식사와 함께 성씨 바꿔 키우려 한 정황 포착

'전 남편 살해 사건' 피의자 고유정이 12일 오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지난 5일 신상공개가 결정된 후, 7일 얼굴이 공개됐던 고씨는 이날 다시 머리를 풀고 고개를 숙인 채 모습을 드러냈다. [뉴스1]
'전 남편 살해 사건' 피의자 고유정이 12일 오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지난 5일 신상공개가 결정된 후, 7일 얼굴이 공개됐던 고씨는 이날 다시 머리를 풀고 고개를 숙인 채 모습을 드러냈다. [뉴스1]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도내 모 펜션에서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버린 고유정(36)의 범행동기를 엿볼 수 있는 새로운 정황이 포착됐다.

지난달 18일 제주에 온 고유정은 전 남편 G모씨(36) 사이에서 낳은 아들(6)과 함께 제주시 모 놀이방을 찾았으며, 놀이방 방명록에 아들의 실제 이름인 'G00' 대신 2017년 11월 재혼한 현 남편의 성을 빌려 ‘H00’으로 적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 아들과 함께 간 놀이방 현 남편 성씨로 등록

이는 현 남편이 전 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의붓아들이 지난 3월 사망한 상황에서 고유정이 G군을 현 남편의 아들로 인식시키고 싶었던 심리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당초 현 남편과 고유정은 모두 6살짜리 아들이 있어 둘 다 데려다 함께 키우기로 약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두 아이를 거주지인 충북 청주에 있는 어린이집에 모두 등록했다.

하지만 고유정은 약속을 미뤘으며, 현 남편이 먼저 데려온 의붓아들은 이틀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현 남편 H씨는 지난 13일 제주지검에 고유정이 자신의 아들을 죽였다며 살인죄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현 남편은 이에 대해 “고유정이 갑자기 각방을 쓰자고 하던 당일 밤에 아들이 숨졌으며, 아침에 깨어 보니 숨진 아들 얼굴 주변에 피가 묻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아들 장례식장에 고유정이 끝내 나타나지 않은 점도 석연치 않았으며, 자신이 잠결에 아들 배에 다리를 올려놔서 질식사했다는 일부 언론보도는 명백히 오보라고 밝혔다. 이어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내 아이의 정확한 사인, 그것 하나”라며 “그렇게 청주에 오고 싶어 했던 아이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지금의 심경을 토로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11일 최종 수사결과 발표에서 “프로파일러 투입 결과, 피의자가 전 남편인 피해자와 자녀의 면접 교섭으로 인해 재혼한 현 남편과의 결혼생활이 깨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며 “피해자의 존재로 인해 갈등과 스트레스가 계속될 것이라는 극심한 불안 때문에 범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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