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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 학생들 "총장이 전투경찰을 학교로 불렀다"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4 19:01

수정 2019.06.14 19:01

울산대 학생들 현대중 주총장 관련 기자회견
″재단 사익 위해 학교 이용할 수 없도록 해야"
경찰진입에 대해 총장에 해명 요구
울산대학교 학생들이 14일 울산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5월 31일 울산대 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주주총회와 관련해 경찰의 학내 진입 등을 따지며 오연천 총장의 해명을 요구했다. 사진=뉴스1
울산대학교 학생들이 14일 울산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5월 31일 울산대 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주주총회와 관련해 경찰의 학내 진입 등을 따지며 오연천 총장의 해명을 요구했다. 사진=뉴스1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대 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주주총회와 관련해 울산대 학생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학교측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울산대 학생 10여 명으로 구성된 '행동하는 울산대 학생들'은 14일 울산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들의 안전과 수업권은 날치기 주주총회보다 뒷전이었다"며 주장했다.


학생들은 "수 백 명의 무장 경찰들이 학내로 진입했고 수 십대의 경찰버스가 학교를 에워쌌다"며 "오연천 총장과 울산대학교는 이 사태에 대해 학생들에게 사과하고, 다시는 재단의 사익을 위해 학교를 이용할 수 없도록 학칙을 제정하라"고 요구했다.

또 "학교가 사태를 해결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모든 문제를 야기한 것은 바로 학교 측이었다"며 "무장경찰을 불러들인 것은 현대중공업이 아닌 울산대학교 총장 명의의 협조공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총장은 이미 학내에 주주총회가 열리는 것을 알고 있었고 주주총회 개최를 승인한 책임자 또한 총장이었음이 밝혀졌다"며 "학교 측은 주주총회 며칠 전부터 학교행사로 체육관을 예약해 놓는 친절함까지 보였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문제의식을 느낀 학생들이 나서 학교와 총장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게시판에 부착했지만 학생들에게 돌아온 것은 하루 만에 떼진 대자보 조각과 붙인 이들을 CCTV로 확인하겠다는 대답이었다"면서 "이는 학교가 대자보를 검열해 학생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탄압하겠다는 것이며 얼굴을 확인하겠다는 것은 학생 개인의 신상을 알아내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협박으로 들린다"고 비판했다.

학생들은 기자회견 직후 설문조사 결과지와 주총 장소를 제공한 울산대 총장을 규탄하는 입장문을 총장에게 전달하려 했으나 대학측이 본부 건물 출입을 통제해 학생복지팀장에게 서류를 전달했다.

이들 학생들이 조사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모두 124명의 응답자 중 96.8%가 학내에 사측 용역과 무장한 경찰들이 진입한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무장 경찰이 학내에 들어온 것이 문제인지 묻는 질문에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는 답변이 86.3%로 나타났다.

문제라고 생각하는 이유로는 '어떠한 공지 없이 들어올 수 없고, 학교는 공부를 위한 공간이기 때문', '학교는 배움의 장소이지 재단의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장소가 아니다', '사전, 사후 예고 없이 들어왔다' 등의 답변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31일 물적분할 안건을 처리할 주주총회 장소가 노조원들에게 점거되자 주총 장소를 울산대학교 체육관으로 변경해 안건을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들과 경찰, 사측 안전요원간이 실랑이가 벌어졌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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