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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英 총리 경선 압도...'反보리스' 전선 나오나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4 16:24

수정 2019.06.14 16:24

13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전 외무부 장관이 영국 런던 자택 앞에서 기자들에 이야기를 건네고 있다.AP뉴시스
13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전 외무부 장관이 영국 런던 자택 앞에서 기자들에 이야기를 건네고 있다.AP뉴시스


차기 영국 총리를 뽑는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 1차 투표에서 유럽연합(EU)과 완전한 결별을 주장하는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보수당 내에서는 강경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의 대표주자가 차기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중도 세력을 중심으로 반(反)보리스 연합을 만들자는 논의가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가디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보수당은 13일(현지시간) 하원에서 당대표 경선 1차 투표를 실시했다. 의원 내각제인 영국에서는 집권당의 대표가 총리직을 맡는다.
보수당 의원 313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투표에서 존슨 전 장관은 114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으며 2위인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은 43표에 그쳤다. 총 10명의 후보들 가운데 최소 투표수(보수당 의원의 5%·17표)에 모자라는 표를 받은 앤드리아 레드섬 전 하원 원내총무(11표), 마크 하퍼 전 제1 원내총무(10표), 에스더 맥베이 전 고용연금부 장관(9표)은 후보 자격을 상실했다. 존슨 전 장관은 "1차 투표 결과에 매우 기쁘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고 말했다.

1차 투표를 넘긴 7명의 후보는 오는 18일 2차 투표를 거친다. 2차 투표에서는 최소 33표를 받지 못한 후보가 탈락하며 모두가 이를 넘길 경우 최저 득표자가 떨어진다. 보수당은 19일과 20일에도 이같은 투표를 거쳐 최종 2명의 후보를 남긴 뒤 22일부터 전국 16만명에 달하는 보수당원들의 우편 투표로 총리를 뽑는다.

보수당에서는 존슨 전 장관이 독보적인 1위로 치고 나가자 그를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존슨 전 장관을 제외한 후보 6명은 13일 공동 성명을 내고 "당 대표 경선은 경쟁적인 비전을 뒷받침하는 생각들을 빚어내고 규정하기 위한 중요한 토론 기회를 포함하며 우리는 16일과 18일 열리는 텔레비전 토론회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공동 성명에 빠진 존슨 전 장관 측은 토론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은 13일 7명의 후보 모두에게 서한을 보내 "보수당은 재무와 경제적 경쟁력에서 어렵게 명성을 얻었고 이는 세대에 걸친 선거 승리의 기반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수당이 재정 관리에 실패할 경우 "무모한 노동당의 약속과 구분이 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디언은 존슨 전 장관은 앞서 선거 공약에서 100억파운드(약 15조163억원) 규모의 고소득자 감세를 약속한 점을 지적하며 서한이 그를 겨냥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가디언은 보수당 내 중도파 의원들이 존슨 전 장관의 부상에 매우 놀랐기에 이를 막기 위해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탈락 위기에 몰린 후보들은 저마다 새로운 판을 짜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가디언에 의하면 이번 투표에서 6위를 차지한 맷 핸콕 보건장관(20표)은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3위·37표),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5위·23표)과 비밀리여 연합 결성을 논의하고 있다.
하위 후보들의 경우 이미 우승권에서 멀어진 만큼 일찌감치 후보를 사퇴하고 다른 진영에 합류할 가능성도 크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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