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英 유력 총리후보 강경파 보리스 ‘노딜’선 한발짝 물러나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3 18:08

수정 2019.06.13 18:08

EU와 협상의지 시사.. FT "정부 준비기간 더 필요한탓"
차기 영국 총리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가운데)이 1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연설을 마친 후 떠나고 있다. AP뉴시스
차기 영국 총리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가운데)이 1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연설을 마친 후 떠나고 있다. AP뉴시스

강경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상징이자 과거 브렉시트 운동을 주도했던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막상 총리 경선이 시작되자 한발짝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 현재 후보들 가운데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그는 10월말까지 브렉시트를 끝내겠다면서도 출마 전과 달리 일단은 유럽연합(EU)과 협상을 해보겠다고 시사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존슨 전 장관은 12일(현지시간) 보수당 대표 경선 연설에서 무역 등 기타 분야에서 협상 없이 무작정 EU에서 탈퇴하는(노딜·No deal) 상황이 "최후의 선택지"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노딜을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며 "확실하고 진지하게 노딜 상황을 준비하는 것이 책임 있는 태도"라고 설명했다.
존슨 전 장관은 총리 후보로 나서기 전인 지난달 24일 발표에서 "우리는 협상을 하든 안 하든 (예정대로) 10월 31일 EU를 떠날 것"이라며 노딜 브렉시트를 불사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앞서 EU 탈퇴 운동을 조직했고 이후에도 EU와 완전히 손을 끊자고 주장했던 강경 브렉시트 세력의 대표주자다.

FT는 이처럼 강경파였던 존슨 전 장관이 태도를 누그러뜨린 이유가 현실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FT는 이날 보도에서 집권 보수당 내부에서 작성된 극비 문서를 입수했다며 영국 정부가 올해 브렉시트를 앞두고 아직도 준비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EU는 지난 4월 합의에서 브렉시트 기한을 올해 10월 31일까지로 연장했다.


지난 5월 21일을 기준으로 작성된 문서에 의하면 정부측은 "10월 31일까지 필요한 의약품을 쌓아두기 위해 제약업계와 6~8개월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문서에는 브렉시트 이후 원활한 무역과 통관을 위해 최소 4~5개월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아울러 문서 작성자들은 "정부 각 부서들이 핵심 노딜 브렉시트 계획을 약 85%까지 마쳤지만 이는 최소한의 실행 가능한 수준에서 작동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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