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文 정상회담 제의 北 침묵? "손익계산 따진 전략적 판단"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3 15:59

수정 2019.06.13 18:44

트럼프에는 친서, 文에게는 침묵하는 북한
北, 美와 직접 소통가능..韓 통로 필요 없어
대북제재로 '남북경협' 요원, 협상매력 낮아
노르웨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오슬로 대학교 법대 대강당에서 열린 오슬로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대해 설명하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노르웨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오슬로 대학교 법대 대강당에서 열린 오슬로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대해 설명하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4차 남북정상회담을 열자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북한은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

이는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더라도 남북경협 등 원하는 실리를 취할 수 없고, 미국과 직접 소통이 가능하다는 판단아래 나온 '전략적 침묵'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노르웨이를 국빈방문한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구현을 주제로 한 오슬로 선언을 통해 "언제든 김 위원장을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전에 남북정상이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결국 만남이나 만나는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김 위원장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북한은 남북관계 발전에 일대 전기를 만들었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의 별세에도 따로 조문단을 보내지 않고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보내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하며 '절제된' 반응을 보였다.


북한이 이처럼 미국과는 통하려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문 대통령과 우리 정부의 대화 메시지에 대응하지 않는 이유는 현 시점에서 한국과의 만남이 실리적 측면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냉정한 판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한은 늘 우리 정부에게 남북경협을 통한 경제적 이득을 줄 것을 요구해왔는데 현재 대북제재 틀 속에서 현실적으로 한국이 북한에 줄 수 있는 카드는 없고, 미국과 직접 대화 통로도 열렸기 때문에 굳이 한국을 통할 필요도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최근 격화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도 북한이 우리 정부의 정상회담 제의에 침묵하는 배경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거듭 드러냈다. 노르웨이를 국빈방문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와 정상회담 이후 공동기자회견에서 "6월 중 김 위원장을 만날 수 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그와 만날 준비가 돼있고, 아주 짧은 기간 동안 연락과 협의로도 정상회담이 이뤄진 전례가 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대북 인도적 교류와 지원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뒤 비핵화와 대북제재 해제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노력하겠다는 의사도 피력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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