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文대통령 "국민 일상을 바꾸는 한반도 평화 실현"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2 21:04

수정 2019.06.12 21:04

-노르웨이 국빈방문 중 오슬로포럼 기조 연설
-"서로에 도움되는 평화가 진정한 평화" 강조
-"국민들에게 평화에 대한 구체적 희망 자라길"
노르웨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슬로 대학교 법대 대강당에서 열린 오슬로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대해 설명하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노르웨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슬로 대학교 법대 대강당에서 열린 오슬로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대해 설명하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슬로(노르웨이)=김호연 기자】 노르웨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평화의 도시' 오슬로에서 '국민의 일상을 바꾸는 한반도 평화' 구상을 제시했다. 남과 북이 등 돌리며 사는 '소극적 평화'가 아닌 서로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적극적 평화'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평화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를 '국민을 위한 평화(Peace for people)'라고 명명했다.

실질적인 평화가 가져올 삶의 변화를 강조해 한반도 비핵화와 영구적 평화 정착을 둘러싼 우려와 갈등을 불식시키고, 흔들림없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추진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대학에서 진행된 '오슬로 포럼 기조연설'에서 "그냥 서로 등 돌리며 살아도 평화로울 수 있지만 진정한 평화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평화"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평화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이익이 되고 좋은 것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노르웨이 오슬로 출신의 유명 평화학자인 요한 갈퉁인 주창한 '직접적 폭력이 없는 소극적 평화'와 '구조적 갈등요인을 찾아 해결하는 적극적 평화'를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갈등의 가장 큰 요인은 서로 간 적대하는 마음"이라며 "무엇보다 교류와 협력을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어야 구조적 갈등을 찾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오랫동안 분단이 국민의 삶과 민주주의, 심지어 국민의 사고까지 제약해 왔다"며 "그로 인해 경제는 선진국이 되었지만 정치 문화는 경제 발전을 따르지 못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과의 끊임없는 대화와 접촉을 통해 국민들의 삶에 들어온 분단으로 인한 피해를 줄여나가겠다는 의지의 피력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특히 남북 분단으로 인한 '접경지역의 피해'를 언급하며 남북이 합심해 해결할 것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사람이 오가지 못하는 접경지역에서도 산불은 일어나고 병충해와 가축전염병이 발생한다. 보이지 않는 바다 위의 경계는 어민들의 조업권을 위협한다"며 "접경지역의 피해부터 우선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972년 '동서독 기본조약'에 따라 설치된 '접경위원회'을 좋은 사례로 꼽았다.

문 대통령은 "동독과 서독은 접경지역에서 화재, 홍수, 산사태나 전염병, 병충해, 수자원 오염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접경위원회를 통해 신속하게 공동 대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선례가 한반도에도 적용, 국민들 사이에서 평화에 대한 구체적인 희망이 자라길 바란다"며 "평화가 내 삶을 나아지게 하는 좋은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이 모일 때, 국민들 사이에 이념과 사상으로 나뉜 마음의 분단도 치유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비핵화와 평화체제라는 커다란 평화의 물줄기도 더욱 힘차게 흐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슬로 연설'에 대해 "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직전인 4월 23일 '한반도 평화 구상'을 발표했다"며 "당시 북한의 변화를 전략적으로 견인해내겠다면서 국민과 함께 하는 민생 통일을 처음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민이 참여하지 않는, 정치권에서 하는 통일론은 색깔론을 넘어설 수 없다"며 "국민이 먼저 평화를 꿈꾸고 통일에 참여하게 하겠다.
남북 갈등으로 국민 피해 보는 일부터 해결하겠다는 뜻이었고 이번 오슬로 연설의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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