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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총재 "성장 불확실성 커져...통화정책 적기 대응 준비할 것"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2 07:59

수정 2019.06.12 08:02

이주열 총재 "성장 불확실성 커져...통화정책 적기 대응 준비할 것"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한층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 국내 경제 상황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통화정책에 대해 그는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반기 중 현재의 불확실성이 실제 부진으로 이어진다면 한은이 금리인하에 나설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창립 제69주년 기념사에서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세계교역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 같이 언급했다.

그는 "반도체 경기의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될 소지도 있다"며 "특정산업 중심의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 경제로서는 이 같은 불확실성 요인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성장이 영향 받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 총재는 높아진 불확실성에 정책당국의 대응이 요구했다.


그는 "정책당국은 성장모멘텀이 이어질 수 있도록 거시경제를 운영하는 한편 중장기적 관점에서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해 구조개혁에도 힘써야 할 것"이라며 "경기대응을 위한 거시경제정책은 정책 여력과 효과를 신중히 판단해 내실 있게 추진해 나가야 하겠다"고 설명했다.

높아진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통화정책에 대해 이 총재는 "전개추이와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야 하겠다"며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시나리오별 정책운용 전략을 수립하여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 가계부채, 자본유출입 등 금융안정 리스크 요인도 함께 고려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기존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할 상황은 아직은 아니다"라고 언급해왔던 것에 비해서는 완화적 방향으로 한 발 물러선 모습이다.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예상과 달리 하반기 경기반등이 어려워진다는 판단이 선다면 경기대응 차원에서 한은이 금리인하 카드를 고려할 수도 있는 의미로 보인다.

이어 우리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도 지적했다.

이 총재는 "신성장동력 발굴,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활성화, 노동시장 유연안전성 제고, 규제합리화를 일관되게 추진해야 할 것"이라며 "당장의 어려움 때문에 변화하지 않는다면 훗날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된다는 절박한 마음가짐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또 효율적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며 그는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지면서 시장이 경제여건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통화정책의 결정 배경과 주요 리스크(위험) 변화에 대해 보다 상세히 설명하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물가가 목표보다 상당폭 낮은 수준에 있는 만큼 충실히 설명함으로써 물가상황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이해를 높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외환시장 안정과 관련 이 총재는 "최근 세계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증대되면서 국내외 장기금리가 크게 낮아져 있는 상황이다.
주가와 환율도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며 "필요시에는 시장안정을 위한 대책을 적극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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