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민주주의 뜻 받들겠다" 숙연한 이희호 여사 조문행렬(종합2보)

뉴스1

입력 2019.06.11 15:28

수정 2019.06.11 23:49

11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 무궁화대훈장이 놓여있다. 2019.6.1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11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 무궁화대훈장이 놓여있다. 2019.6.1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권양숙 여사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서 조문을 하고 있다. 2019.6.1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권양숙 여사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서 조문을 하고 있다. 2019.6.1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고(故) 이희호 여사의 아들 김홍업 전 의원이 11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서 어머니의 영정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2019.6.1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고(故) 이희호 여사의 아들 김홍업 전 의원이 11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서 어머니의 영정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2019.6.1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여야 당대표, 권양숙 여사, 유시민 이사장, 靑비서실장 조문행렬
이낙연 총리·권노갑 고문·장상 前총장, 장례 공동위원장 맡아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이균진 기자,김민석 기자 =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상징하는 이희호 여사를 떠나보내는 마지막 배웅의 길에 여야 정치권이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고인의 유지를 받들겠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지난 10일 향년 97세로 별세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 여사의 빈소는 깊은 슬픔 속에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 행렬로 분주했다. 11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되는 공식 조문이 오전 11시30분으로 앞당겨질 정도로 조문객이 일찍부터 시작됐다.

국회정상화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고 대치 중인 여야는 이날만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문희상 국회의장은 눈물을 글썽였다. 문 의장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가슴이 아프다"며 "엄혹한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극복하신 삶을 사신 그 생애를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참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두분이 원하셨던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의 완성은 우리들의 몫으로 시작됐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다짐한다"고 유지를 받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님은 나의 정치적 스승이었고 이희호 여사는 대통령님의 정치적 동지"라며 "'훌륭하게 살아오신 여사님을 우리가 본받겠다'는 말씀을 유가족께 드렸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와 함께 조문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박지원 의원의 배웅을 받고 빈소에서 나와 "평생을 민주주의와 인권에 헌신하신 여사님의 소천에 저와 한국당은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며 "민주주의와 여성 인권을 위해 남기셨던 유지들을 저희들이 잘 받들도록 하겠다"고 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빈소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 역사의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기분"이라며 "김대중 대통령의 운동정신도 이희호 여사님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전날 병문안을 다녀오기도 한 손 대표는 "여사님께서 편안하게 찬송가를 따라 부르시는 모습을 보이고 마지막 운명을 하셨다"고 전하며 "그분이 살아오신 길이 고난 속에서 평화를 추구하는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오후에도 고인을 기리는 조문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빈소는 고인을 기리는 조문객과 취재진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북적였다.

권양숙 여사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함께 빈소를 찾아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고, 박원순 서울시장도 부인 강난희 여사와 함께 조문했다. 박 시장은 조문 후 기자들에게 "위대한 여성운동가이며 고난의 민주주의를 이뤄오시고 대한민국에 평화를 만들어온 이희호 여사의 서거에 애도를 표한다"며 "다 이루지 못하신 것을 우리가 이어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 김수현 정책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정태호 일자리수석 등이 단체로 조문했다. 노 실장은 고인의 2남인 김홍업 전 의원의 손을 잡고 "문재인 대통령님도 애통해하며 귀국하는 대로 찾아뵙겠다는 말을 전했다"고 했다.

같은시간 이정미 대표와 심상정 의원 등 정의당 지도부도 빈소로 들어갔다. 이정미 대표는 "평화와 민주주의, 인권을 위해 걸어오신 발자취를 깊이 새기고 그 뜻이 꼭 이뤄질 수 있도록 정의당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문희상 국회의장도 오전에 이어 다시 빈소로 걸음했다.

동교동계 한화갑 한반도평화재단 총재도 애통한 마음을 표하며 "저희들이 평생을 바친 김대중 대통령의 탄생은 이희호 여사의 내조와 동지애의 헌신"이라며 "김대중 정부는 김대중·이희호의 공동정부라는 생각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장례위원장을 맡은 장상 전 이화여대 총장은 잠시 빈소 밖으로 나와 기자들에 "이희호 여사는 시대정신을 온몸으로 구현했을 뿐 아니라 시대를 대표하는 지도자"라며 "각별한 마음을 써서 가시는 길 아름답게 표현해주시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빈소에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여사의 생애를 보여주듯 성경책이 펼쳐져 있다. 기독교가 모태신앙인 이 여사는 1958년 대한여자기독교청년회(YWCA) 총무를 맡아 전국을 돌며 여성권리 쟁취 운동의 선봉에 섰으며, 동교동 인근의 창천교회 장로를 지내기도 했다.

대통령 당선 시 대통령 내외가 받는 무궁화대훈장도 빈소 단상에 놓였다. 정재계가 보낸 조화도 끊임없이 빈소로 들어갔다. 문재인 대통령과 문희상 국회의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이명박·전두환 전 대통령, 정진석 추기경,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의 조화가 눈에 띄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계 인사들이 빈소를 지키는 가운데,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자 상도동계의 맏형 격인 김덕룡 민주평통 부의장도 조문했다.


한편 장례위원회는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의 전화 지시에 따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장례공동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낙연 총리와 권노갑 민주평화당 고문, 장상 전 총장 등 3명이 장례공동위원장에 이름을 올렸다.
5당 대표가 장례위 고문으로 참여하며 장례는 사회장으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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