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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 살해' 고유정, 범행 계획부터 검거까지 22일간의 행적

뉴스1

입력 2019.06.11 14:54

수정 2019.06.11 14:54

11일 제주동부경찰서는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이 지난달 29일 오후 인천시 한 마트에서 범행도구로 추정되는 일부 물품을 구매하고 있는 모습이 찍힌 CCTV영상을 공개했다. 경찰에 따르면 구입 물품은 방진복, 커버링, 덧신이다.(제주동부경찰서 제공)2019.6.11/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11일 제주동부경찰서는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이 지난달 29일 오후 인천시 한 마트에서 범행도구로 추정되는 일부 물품을 구매하고 있는 모습이 찍힌 CCTV영상을 공개했다. 경찰에 따르면 구입 물품은 방진복, 커버링, 덧신이다.(제주동부경찰서 제공)2019.6.11/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5월10일 범행수단 검색부터 6월1일 긴급체포 되기까지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이 지난달 10일부터 범행을 준비하고 실행에 옮긴 22일간의 행적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11일 경찰서 4층 회의실에서 고유정의 검찰 송치에 앞서 언론 브리핑을 갖고 고씨의 범행 계획 단계부터 검거되기 까지의 사건 전모에 대해 소상히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달 9일 한 지방법원에서 전 남편인 피해자 A씨(36)와 만난 후 범행을 마음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은 고씨와 A씨 사이의 아들에 대한 면접교섭권 소송이 있던 날이다.

고씨는 그 다음 날인 10일부터 졸피뎀 등 살인방법 및 범행수단을 인터넷에서 검색했다.

이후 고씨는 5월17일 청주의 한 약국에서 수면제의 일종인 졸피뎀을 구입한 후, 톱 등 범행도구를 자신의 차량에 싣고 18일 제주로 향하는 여객선에 올랐다.

제주에 도착한 고씨는 친구와 저녁약속을 잡는 등 평범한 일상생활을 즐기는 듯 했다.

제주 도착 나흘째인 22일, 고씨는 제주시 한 마트에서 흉기 한 점과 표백제, 고무장갑, 청소도구 등을 구입하고 포인트 적립까지 했다.

범행당일인 25일 고씨는 서귀포에 있는 한 펜션에서 아들을 데리고 A씨를 만났다.

고씨와 A씨는 각자의 차를 타고 제주시 한 마트에서 조인한 후 사건 현장인 제주시 소재 펜션으로 향할 때는 고씨의 차량을 이용했다. 마트 주차장에 세워둔 A씨의 차는 28일까지 그곳에 남아있었다.

A씨는 이날 밤 8시쯤 펜션에서 부친과 통화를 했다. 이 통화가 마지막 대화가 될 줄은 그 누구도 몰랐다. 밤 9시16분쯤 그의 동생이 A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휴대폰은 꺼져 있었다.

고씨도 그 사이 펜션 주인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지 않았다.

현장 혈흔 형태 분석 결과 경찰은 이 시간 고씨가 A씨에게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를 먹이고 최소 3차례 이상 칼로 찔러 살해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180㎝ 키에 80㎏의 전 남편은 반수면 상태에서도 고씨의 칼날을 피하려 저항한 흔적이 발견됐지만 끝내 숨지고 말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다음 날 고씨는 아들을 외가로 돌려보낸 후 미리 준비한 범행도구로 시신을 훼손했다.

고씨가 27일 오전 11시30분쯤 펜션을 빠져나올 때 현장은 이미 깨끗이 청소해 놓은 상태였다.

이날 고씨는 제주시에 있는 또다른 숙박업소에 방을 잡고 범행 과정에서 다친 오른손을 치료하러 제주시 한 병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고씨는 28일 모텔에서 퇴실 후 제주를 떠날 채비를 한다.

같은 날 오후 3시쯤 앞서 범행도구를 구입했던 제주시 한 마트를 다시 찾은 고씨는 태연하게 사용하다 남은 표백제, 테이프, 청소도구 등을 환불했다.

또 다른 마트에 들려 종량제봉투 30장과 여행용 가방, 비닐장갑 등을 구입한 후 훼손한 시신을 나눠 담는다.

이날 밤 8시30분 제주~완도행 여객선에 오른 고씨는 출발한지 1시간가량이 지난 밤 9시30분쯤 약 7분 동안 시신 일부를 바다에 유기했다.

29일 오전 4시쯤 경기도 김포에 있는 가족 명의의 아파트에 도착한 고씨는 2차 시신 훼손을 준비한다.

이날 오후 3시쯤 인천의 한 가게에서 사다리, 방진복, 덧신, 커버링 등을 구입하고 김포 아파트로 들어간 고씨는 31일까지 남은 시신의 일부를 2차 훼손했다.

31일 오전 3시13분쯤 김포 아파트 주변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모습을 드러낸 고씨는 훼손된 시신을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리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고씨는 이날 오전 7시쯤 충북 청주 주거지에 도착한 직후 범행도구들을 인근 쓰레기장에 버린다.


이렇게 고유정은 '완벽범죄를' 꿈꿨지만 경찰은 27일 피해자 A씨 동생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에 꼬리가 잡히고 만다.

경찰은 제주시 펜션 주변 CCTV에서 피해자가 펜션에서 나가는 모습이 확인되지 않은 점, 펜션 내부에서 루미놀 검사 결과 혈흔 반응이 나온 점 등에 따라 피의자 고유정에게 용의점이 있다고 판단했다.


고유정은 6월1일 청주 주거지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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