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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고유정 치밀한 계획범죄" 결론…12일 구속 송치 예정(종합)

뉴시스

입력 2019.06.11 13:42

수정 2019.06.11 13:42

고씨, 인터넷 등으로 범행 학습 치밀한 준비 경찰 공범 없는 단독범죄 결론, 정신질환은 없어 피해자 혈흔서 졸피뎀 성분 검출, 방어능력 상실 심리전문가 "고유정 범행 동기 절대 말 안 할 것"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제주 동부경찰서는 지난달 25일 제주시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고유정(36)이 인천시의 한 마트에서 방진복 등을 구매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11일 공개했다. 2019.06.11. (사진=제주 동부경찰서 제공 영상 캡처)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제주 동부경찰서는 지난달 25일 제주시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고유정(36)이 인천시의 한 마트에서 방진복 등을 구매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11일 공개했다. 2019.06.11. (사진=제주 동부경찰서 제공 영상 캡처)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강경태 기자 = 제주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고유정(36)에 대한 경찰 수사가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경찰은 고씨가 범죄를 치밀하게 준비한 여러 증거를 토대로 계획 범죄로 결론 내렸다.

제주 동부경찰서는 11일 오전 동부서 4층 대강당에서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 수사 최종브리핑을 열고 고씨에게 살인과 사체유기·손괴·은닉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오는 12일 검찰에 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는 박기남 동부서장을 비롯해 양수진 제주지방경찰청 강력계장, 고명권 지방청 과학수사계장, 김동철 동부서 형사과장, 강창호 동부서 형사4팀장, 김성률 동부서 여성청소년과장 등 수사에 투입된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했다.


경찰은 범행 시간대 고유정의 휴대전화 사용내역과 수면제 구입, 여객선 내에서 혼자 시신 일부를 유기하는 등의 정황을 토대로 공범이 없는 것으로 최정 결론 내렸다.

범행 동기는 여전히 의문이다. 경찰은 고유정이 체포 당시부터 피해자가 성폭행하려 해 대항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살해하게 됐다는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경찰은 고유정이 인터넷을 통해 범행 수법을 사전에 검색한 흔적이 발견되고,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하는 등 고씨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프로파일러 투입 결과 경찰은 고유정이 전 남편인 피해자와 자녀 사이에 면접교섭권으로 인해 재혼한 현재 남편과의 결혼생활이 깨질 수도 있다 판단, 불안 때문에 범행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박기남 제주 동부경찰서장이 11일 오전 동부서 4층 대강당에서 열린 '제주 전 남편 살해사건' 수사 최종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06.11.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박기남 제주 동부경찰서장이 11일 오전 동부서 4층 대강당에서 열린 '제주 전 남편 살해사건' 수사 최종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06.11. woo1223@newsis.com
현재의 행복을 유지하는데 방해 요소인 전 남편을 계획적으로 살해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경찰은 고유정이 이른바 반사회적 정신장애의 일종인 사이코 패스는 아닐 것으로 봤다. 경찰은 조사과정에서도 별다른 이상 징후가 없는 등 고유정에게서 정신질환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유정이 살해한 전 남편의 시신을 경기도 김포시 소재 아버지의 집 근처에서 추가로 훼손한 정황도 드러났다. 고씨는 인천의 한 마트에서 구입한 방진복을 입고 전기톱으로 시신을 2차 훼손했다고 발표했다.

방진복을 입은 이유는 최초 범행 시 튀었던 혈흔을 막기 위한 이른바 '학습 효과'때문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인 강모(36)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손괴·은닉 등)를 받고 있다.

고유정은 제주에 내려가기 전 처방받은 수면제 성분의 약품을 피해자에게 먹여 반수면상태에서 방어 능력을 상실한 피해자에게 흉기를 최소한 3차례 이상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1일 충북 청주시에서 긴급체포된 고모(36·여)씨가 제주동부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달 말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인 강모(36)씨를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9.06.01.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1일 충북 청주시에서 긴급체포된 고모(36·여)씨가 제주동부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달 말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인 강모(36)씨를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9.06.01. woo1223@newsis.com
경찰은 고씨의 차량에서 발견한 혈흔을 정밀 감식한 결과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이 검출됐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회견 결과를 토대로 고씨가 약물을 이용해 전 남편을 제압, 범행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고씨는 경찰의 이 같은 추궁에 "감기 증세로 약 처방을 받은 사실이 있다"면서도 약의 사용처나 잃어버린 경위는 명확히 설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검찰 송치 전까지 하루의 시간을 더 가지고 있지만, 고유정을 상대로 범행동기를 밝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고유정이 범행 후 쓰고 남은 표백제를 마트에 환불하는 등 평상심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보통사람이라면 사람을 잔혹한 범행 후 일상적인 생활을 할 겨를이 없다"며 "평상심을 유지하는 고유정이 끝까지 범행 동기를 자세하게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 5명과 거짓말탐지기 등을 동원해 증거의 핵심이 될 동기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지금까지 수집한 증거를 토대로 수사가 마무리되는 오는 12일까지 사건의 전말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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