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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수사 '박근혜靑 외압' 의혹 해소 못해…여진 확산

뉴스1

입력 2019.06.10 14:52

수정 2019.06.10 15:04

여환섭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장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검찰청 대회의실에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63·사법연수원 14기)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여환섭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장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검찰청 대회의실에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63·사법연수원 14기)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2013년 경찰 수사팀 반박 계속…"제식구감싸기 결론"
수사팀 "외압 정황 진술했는데"…檢 "당사자들 부인"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별장 성접대 의혹' 제기 6년 만에 구속기소됐지만 이번 3번째 수사 결과를 두고도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10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이 2013년 경찰 수사 당시 청와대의 외압의 단서를 찾지 못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 당시 수사팀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검찰의 '제식구 감싸기' 수사에 따른 아전인수식 결론이란 판단에서다.

이세민 당시 경찰청 수사기획관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2013년 3월15일 김 전 차관 임명 전후로 청와대 외압 의혹 정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전 기획관은 당시 꾸려진 특수수사팀의 실 책임자였으나 같은해 4월 중순 경찰대 학생지도부장으로 발령이 났다. 이에 좌천성 인사가 아니냐는 분석이 있었다.

이 전 기획관은 지난 4월14일 수사단에 출석해 청와대가 경찰에 압력을 가한 정황에 대해 진술하고 관련 내용이 담긴 업무일지를 수사단에 제출했다.

이 전 기획관은 김학배 당시 경찰청 수사국장이 3월 초 '인사권자에게 호출이 와 김 전 차관 동영상 관련 첩보 내용을 청와대에 보고하고 왔다'고 말하며 곤혹스러워했다고 진술했다. 이 전 기획관은 '인사권자'를 곽상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라고 추측했다고 한다.

이 전 기획관은 또 며칠 뒤 경찰 출신인 박관천 당시 청와대 행정관이 경찰청을 찾아와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기획관님 큰일난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박 전 행정관의 상관은 조응천 당시 공직기관비서관과 곽 전 수석이었다.

4월 초에는 이성한 당시 경찰청장이 사건을 보고하러 온 이 전 기획관에게 '남의 가슴을 아프게 하면 벌 받는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이 전 기획관은 이 전 청장이 말한 '남'을 김 전 차관으로 인식했다고 한다.

하지만 수사단은 곽 전 수석과 이중희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했다.

이 전 기획관은 당시 청와대와 직접 연락을 취하지 않았고 그가 언급한 이 전 청장과 김 전 수사국장, 박 전 행정관이 모두 검찰 조사에서 이 전 기획관의 주장과 같은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당사자들이 진술 자체를 부인하는 데다 '엄지손가락'이나 '남'의 의미가 모두 이 전 기획관의 추측이란 점에서 혐의를 입증할 증거로 삼기 어렵다는 게 수사단 측 입장이다.

경찰이 김 전 차관 동영상 관련 첩보 및 내사 착수 보고를 청와대에 했는지 여부를 두고도 당시 경찰 수사팀의 주장과 수사단의 수사결과가 엇갈린다.

강일구 당시 김학의 수사팀장은 김 전 차관 임명 전 김 전 국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수사단은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는 김 전 국장의 진술만 인정했다.

김 전 국장은 수사단에 "보고를 받았다면 인사를 검증하는 청와대에 보고했을 것"이라며 "보고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조 전 비서관이 '내사가 진행되고 있냐'고 물었을 때 진행 중이라고 답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경찰 수사팀은 조만간 수사단의 수사 결과를 반박하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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