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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패트롤] 제주국제자유도시, 겉과 속 다른 투자유치정책 ‘논란’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09 08:53

수정 2019.06.09 13:20

영리병원 공론조사·오라단지 자본검증…난데없는 규제로 예측 불가
제주드림타워 외국인 전용 카지노 이전 '규모화' 제한…경쟁력 발목  
자본검증을 두고 적법성 논란이 불거진 제주 오라관광단지 조감도 /fnDB
자본검증을 두고 적법성 논란이 불거진 제주 오라관광단지 조감도 /fnDB

[제주=좌승훈 기자] ‘특별자치도’이자 ‘국제자유도시’인 제주도가 근래 대형 투자유치사업에 대해 잇달아 중도에 제동을 걸면서 정책의 계속성과 행정의 신뢰확보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사업은 사업 중단에 따른 대규모 손해배상소송이 예고돼 있다. 게다가 개발사업 뿐만 아니라, 관광서비스 분야에도 ‘갈라파고스’ 규제를 들이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제주드림타워 외국인 전용카지노 이전 확장과 오라관광단지 자본검증, 녹지국제병원 공론조사·조건부허가 등이 구체적인 예다.

■ 투자진행 과정서 지침 바꿔 잇단 손배 소송 예고

국내 첫 투자개방형 병원(영리병원)으로 진행됐던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녹지국제병원은 최근 보건복지부의 승인과 제주도의 공론조사를 통한 조건부 개설허가와 병원 개원 취소 결정이 정당한가에 대해 잇달아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외국 투자자의 적법한 투자 기대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며 ISD(투자자·국가 간 소송제도)를 통해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크다.
녹지 측은 병원 개원 취소 결정으로 인해 인건비·관리비를 포함해 850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밝힌 바 있다.

녹지국제병원은 현재 제주도의 조건부(내국인 진료 제한) 개설 허가에 반발해 직원 해고 통지와 함께 병원 철수를 진행하고 있다.

서귀포시 제주헬스케어타운 내에 있는 녹지국제병원. fnDB
서귀포시 제주헬스케어타운 내에 있는 녹지국제병원. fnDB

■ 5조2180억원 오라단지 3년11개월째 인·허가 절차

제주지역 개발사업 중 최대 규모인 오라관광단지 조성사업에 대한 자본검증도 무법(無法)적 절차와 사후 규제로 인한 법률 불소급원칙 위배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법과 조례에 없는 무법에서 자본검증위가 출범하면서 여전히 법적 구속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심의·결정 역시 법적 효력을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앞서 자본검증위는 지난해 12월 오라관광단지 총 사업비 5조2180억원 중 분양수입을 제외한 금액(3조3733억원)의 10%인 3373억원을 6월말까지 제주도 지정 계좌에 입금하도록 심의 결정을 내렸었다.

또 사업자인 JCC㈜ 측은 중도에 자본검증이 도입되면서 2015년 7월부터 이달까지 무려 3년 11개월째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제주도의회도 기존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대해 영업장 소재지 이전 확장을 막는 조례 개정안을 10일 개회되는 정례회에 상정했다. 개정안은 카지노 사업장의 장소이전 변경은 해당 건물(호텔)의 대수선·재건축·멸실 등 불가항력일 때만 이전을 허용함으로써 기존 카지노를 인수해 영업장을 이전하는 방법으로 대형화하는 것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이로 인해 당장 연내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완공과 함께, 기존 LT카지노 이전 확장과 서울 광화문 본사 제주 이전을 본격 추진하던 롯데관광개발은 매우 당혹스러운 입장에 놓였다. 제주도에 상주할 인력 3100명 중 80%선인 2480명(경력 포함)에 대한 채용 일정도 차질이 예상된다.

■ 갈라파고스 규제…정책 명확화·계속성·신뢰성 의문

더욱이 제주도나 제주도의회가 2015년 제주드림타워 관광숙박업사업계획 변경 당시, 2층에 들어설 총 9120㎡ 규모의 카지노 사업장 면적을 승인해놓고도 이제 와서 제동을 건다면 ‘갑질’ 횡포밖에 더 되느냐는 지적도 있다. 신의성실·과잉금지의 원칙에도 어긋나고, 행정의 일관성·책임성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다.

제주 신화월드 내 위치한 랜딩카지노 [뉴스1DB]
제주 신화월드 내 위치한 랜딩카지노 [뉴스1DB]

역차별·형평성 논란도 있다. 중국계 자본인 랜딩카지노는 지난해 2월 영업장을 제주신화월드로 옮기면서 기존 803㎡이던 카지노 영업장 시설 면적을 5581㎡로 무려 7배나 확장한바 있다. 국내 다른 지역의 경우에도 과거 카지노 영업장 이전과 확장한 사례가 10여 차례나 있다. 더욱이 원희룡 제주도정이 ‘신규 허가 불허’ 방침에 따라 기존 호텔 '하우스' 영업 수준의 소규모 카지노 영업장도 이전 확장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이중잣대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 롯데관광개발 본사 제주 이전·인력채용 일정 차질

또 카지노산업의 세계적인 추세인 대형화·복합화·테마파크화 흐름을 역행하는 ‘갈라파고스’ 규제라는 지적과 함께, 자유시장경제의 핵심인 사유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비판도 있다. 사유재산의 관리와 처분이라는 사유재산권의 기본적 권리조차 행사하지 못한 채 카지노사업자에게 한 곳에서만 영구히 영업을 해야 한다는 반시장적 강제조항이라는 해석이다.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공사 현장. 이곳에는 1600실 규모의 호텔·레지던스와 K-Fashion 쇼핑몰, 11개 글로벌 레스토랑·바, 외국인 전용 카지노, 38층 호텔 전망대와 부대시설 등이 갖춰진다.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공사 현장. 이곳에는 1600실 규모의 호텔·레지던스와 K-Fashion 쇼핑몰, 11개 글로벌 레스토랑·바, 외국인 전용 카지노, 38층 호텔 전망대와 부대시설 등이 갖춰진다.

한편 내년 3월 개장을 목표로 제주시 노형동에 들어서는 제주드림타워는 국내 유일의 도심형 복합리조트로, 총 사업비 1조5000억원에 지상 38층·169m 높이로 지어져 지역에서 가장 높다. 연면적도 여의도 63빌딩의 1.8배인 30만3737㎡로 도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만큼, 제주 스카이라인을 새롭게 바꿀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곳에는 1600실 규모의 호텔·레지던스와 K-Fashion 쇼핑몰, 컨벤션, 11개 글로벌 레스토랑·바, 외국인 전용 카지노, 38층 호텔 전망대와 부대시설 등이 갖춰진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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