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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취임100일]황 대표 '아킬레스건'…의원들 잇단 막말

뉴스1

입력 2019.06.05 16:00

수정 2019.06.05 16:00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 한 뒤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9.6.4/뉴스1 © News1 주기철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 한 뒤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9.6.4/뉴스1 © News1 주기철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와 함께하는 여성가족포럼'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2019.6.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와 함께하는 여성가족포럼'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2019.6.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강성 발언들, '집토끼' 결집하지만 '산토끼' 확장엔 걸림돌
'심사일언' 당부에도 역부족…"황 대표 자신도 아킬레스건 가능성"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취임 직후 전국의 민생현장을 다니는 '민생투쟁 대장정'을 통해 당을 장악했고 동시에 지지층을 결집하는 성과도 거뒀다. TK와 PK를 중심으로 보수층 결집을 이끌어냈지만, 외연 확장면에서는 한계점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황 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아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경제·안보 실정에 대한 진단을 바탕으로 정책 대안 정당으로 거듭나고자 '2020 경제대전환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이를 통해 청년·여성 등 중도층으로 외연 확장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5.18·세월호' 망언과 '달창' 발언 이후 정용기·민경욱·한선교 의원까지 줄줄이 막말 대열에 합류하면서 '산토끼'를 잡으려는 황 대표에게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황 대표와 한국당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 정국을 거친 이후 장외투쟁을 강화하면서 지지율을 높여왔다. 그러나 지난 2월 김순례·이종명·김진태 의원의 '5·18 망언사태', 세월호 참사 5주기에는 차명진 전 의원 등이 '세월호 막말'을 하면서 논란을 불렀다.

당시 차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쳐먹고, 찜 쪄 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는다"고 했고, 정진석 의원은 "세월호 그만 좀 우려먹으라. 징글징글하다"고 했다.

지난달엔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대구에서 열린 '문재인STOP 규탄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를 '달창'이라고 지칭하면서 논란이 됐다. 당시 발빠른 해명으로 논란이 잦아드나 싶었지만, 곧이어 김무성 의원의 '청와대 폭파' 발언, 김현아 대변인의 '한센병' 발언 등이 터져나오며 구설이 끊이질 않았다.

막말 논란이 불거질 때면 한국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 쳤다. 황 대표가 취임 이후 100일 동안 나경원 원내대표와 힘을 모아 문 정부의 실정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장외투쟁 행보를 통해 지지율을 높여두면 의원들이 막말로 깎아먹는 상황이 반복됐다.

황 대표도 결국 의원들에게 말조심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달 31일 취임 첫 연례회에서 "말 한마디 잘못하면 국민들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는 만큼 언행을 특별히 주의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같은날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야만적인 부분을 빼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지도자로서 더 낫다"고 말해 황 대표의 당부를 무색하게 했다. 또 민경욱 대변인은 헝가리 참사에 대해 "골든타임은 3분"이라고 말해 비판을 불렀다.

황 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심사일언(深思一言·깊이 생각하고 한번 말하라)”이라는 사자성어를 언급하며, 발언에 주의해달라고 또 한번 당부했다. 그런데도 이번엔 한선교 사무총장이 바닥에 앉은 기자들에게 '아주 걸레질을 한다'라고 실언을 했다.

황 대표는 4일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은 자리에서 이런 일들이 재발하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응분의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경고했다.

5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황 대표가 막말프레임에 걸려 당내 징계와 입조심 당부를 계속하고 있다"며 "야당은 입이 무기인데 야당 대표가 입을 틀어막고 있다. 내년 총선이 어떻게 되겠느냐"며 반발하는 등 의원들에 대한 입단속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당 내부에서 막말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은 의원 개인 입장에서는 지지층 결집에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5·18 망언을 했던 김순례 의원이 논란 이후 최고위원에 당선된 것을 봐도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한국당 의원들의 잇단 논란은 지지층 결집 효과뿐 아니라 공천에도 유리하다는 판단이 투영된 것"이라며 "본질적으로는 5·18과 세월호를 부정하는 의원들의 인식이 말로 표출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황 대표 본인도 (최순실 사태 관련) '태블릿 PC가 조작됐다'라는 발언을 했는데 최근 사과하긴 했지만, 인식이 기저에 깔린 것"이라며 "황 대표의 진짜 아킬레스건은 공안검사로서의 경직된 사고, 안보에 있어 극우적이고 냉전적인 사고 등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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