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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에 막말' 고양시의회 내부 갈등으로 번져

뉴시스

입력 2019.06.05 14:56

수정 2019.06.05 14:56

뉴시스 자료사진.
뉴시스 자료사진.
【고양=뉴시스】이경환 기자 = 경기 고양시의 정무직 보좌관이 고양시의회 의장에게 막말을 했다는 파문이 의회의 각 당 내부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의원들 입장차 때문에 공동 성명서를 내지 못하고 있고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자당 의원들의 반대에도 이규열 부의장이 단독으로 성명서를 내는 등 갈등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이 부의장은 5일 성명서를 내고 "지난달 28일 홍중희 대외협력보좌관이 자신의 채용 관련 감사결과를 두고 이윤승 의장과 전화 통화 중 있을 수 없는 도발적 모멸감을 줬다"며 "고양시의회 권위가 집행부 3급 상당의 공무원에게 무참히 짓밟힌 사태로서 크게 분노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 보좌관은 고양시장을 가장 측근에서 보좌하는 위치로서 항상 낮은 자세로 언행을 조심하고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망각하고 고양시의회 대표인 의장에게 한 욕설과 막말은 교만과 오만의 극치"라고 수위를 높여 비판하며 이재준 시장에게 홍 보좌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다만 이 부의장은 홍 보좌관이 의장에게 한 발언은 공개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홍 보좌관의 막말 의혹으로 시작된 논란은 시의원들 간에 입장 차로 내부 갈등으로 번졌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당초 고양시의회 명의 또는 한국당 공동 성명서를 내기로 했지만 돌연 부의장이 독단적으로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며 "민주당은 민주당 대로 일부 의원들 간에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아 성명 발표는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회를 대표하는 의장에 대한 모욕은 시의회 차원에서 공동으로 대응해야 하는데 이런 오합지졸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과연 집행부를 견제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이번 사례가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 우려가 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도 "사건의 본질은 의회 모독인데 의원들 마다 각자의 계산법에 따라 주장하는 바가 다르고 입장 차가 쉽게 좁혀질 것 같지도 않다"며 "현재 홍 보좌관이 의장을 찾아가 여러차례 사과를 했다는 소문도 있는데 막말을 하지 않았다면서 사과는 왜 하는지, 의장은 왜 정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인지 의원들도 의문점이 많다"고 토로했다.

현재 정의당만 문제인식을 공감해 당 차원의 대책마련을 위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라 보는 지역정가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시의회 대표가 집행부 보좌관에게 욕설과 막말을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데 이런 모욕을 당하고도 한 목소리를 내지 않는 의회를 누가 두려워 하고 조심하겠느냐"며 "적절한 대처가 없는 한 이같은 문제는 언제 반복돼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 보좌관은 자신의 채용과정을 문제 제기한 이 의장에게 항의 차 전화를 걸어 '니까짓 게 의장이냐'는 등의 막말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홍 보좌관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해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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