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건설사, 타워크레인 파업에 "저층공사로 임시대응"…장기화엔 속수무책

뉴시스

입력 2019.06.04 14:14

수정 2019.06.04 14:14

"저층공사 등 건설공정 돌려 공사 진행" "장기화, 안전·공사비 증가·품질저하 불가피"
(출처=뉴시스/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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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양대 노총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이 4일 전면 파업에 돌입하면서 전국 각 공사현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건설사들은 타워크레인이 필요하지 않은 저층공사 등으로 공정을 돌려 공사를 진행하면서도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안전 문제와 공사비 증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날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가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건설노조는 1244대, 한국노총은 785대가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고 경찰은 전국에서 1611대가 고공농성을 벌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현재 저층공사 등을 먼저 진행하는 등 임시방편을 사용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파업 첫 날인 만큼 당장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면서 "현재 타워크레인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다른 건설공정으로 돌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파업에 대비해 작업에 필요한 양중작업 등은 사전에 실시해 단기적으로는 공사진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당장 공사를 중단한 현장은 없다"고 전했다. 이어 "노조원과 비노조원의 타워크레인이 혼재돼 있는데 비노조원이 운전하는 타워크레인은 정상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많은 건설현장이 타워크레인 작업이 멈춰서면서 애로를 겪고 있다.

여의도 파크원 현장의 경우 7대의 타워크레인 중 노조가 운영하는 5대와 비노조가 운영하는 2대 모두 가동이 멈춘 상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4개 현장에 61개 타워크레인을 투입했는데 이 중 41대가 점거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도 타워크레인을 적용하는 현장이 40여곳이나 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고층 건물의 경우 전체 공사기간의 3분의 2 이상을 타워크레인을 사용할 정도이고, 대형 자재를 옮기기 위해선 타워크레인이 필요하다"며 "타워크레인 사용을 중단한다는 것은 현장 자체가 중단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건설사들은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도 장기화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파업이 길어지면 공기 지연에 따른 안전 문제가 발생하거나 공사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골조공사 지연에 따른 후속공정 지연으로 공기에 차질이 예상된다"며 "공기 지연을 막기 위해 대체 장비를 투입할 경우 원가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장비임대업체와 협의해 대체기사를 고용하거나 이동식 크레인을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하지만 점거 파업 중이라 대체기사를 고용해도 타워크레인 가동이 쉽지 않아 공기 지연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공사는 공기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파업으로 중단된 기간 동안의 공사 분량을 만회하기 위해선 더 많은 인력을 투입해야 하고, 또 급하게 진행하다 보면 인명 피해 등 안전 문제나 품질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건설사뿐만 아니라 소비자들도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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