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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人터뷰] 3인의 게임달인이 만났다..."차세대게임, 블록체인에 답있다"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04 10:23

수정 2019.06.04 10:23

해시드랩스와 만난 게임의 달인들

‘틀린그림찾기’라는 광고게임을 개발하고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앱) ‘아만다’와 자산관리 앱 ‘브로콜리’를 개발한 이찬기 노드게임즈 대표.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나이트온라인’을 개발한 1세대 게임 개발자 박재덕 베어풋게임즈 대표. ‘뮤’로 잘 알려진 게임 기업 웹젠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역임했던 신휘준 노드브릭 대표가 한 사무실에 둥지를 틀고 각자 블록체인 기반 게임을 개발중이다.


게임업계 경력만 수십년에 달하는 ‘게임의 달인’들은 블록체인 기술에 매료됐다. 같은 사무실에서 함께 생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블록체인 기술 개발 노하우도 공유하게 됐다. 단순히 암호화폐를 베팅해서 돈을 버는 블록체인 게임이 아닌, 진짜 재밌는 블록체인 게임을 만들기 위해 의기투합한 것이다.


게임의 달인들을 한 사무실로 모은 사람은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로 유명한 해시드의 김균태 파트너다. 김균태 파트너는 해시드에 몸담기 전에는 게임 개발자로도 활약했던 인물이다.

김균태 파트너는 해시드가 새로 시작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디앱, Dapp) 전문 액셀러레이팅 프로젝트인 ‘해시드랩스’를 총괄하고 있다. 노드게임즈와 베어풋게임즈, 노드브릭은 해시드랩스의 첫 엑셀러레이팅 프로젝트로 선발돼 같은 사무실을 쓰게 됐다.


업계 대표 블록체인 투자사인 해시드가 선택한 게임 개발의 달인들을 3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해시드 사무실에서 만났다. 지난 5월말 노드브릭이 사무실 이전을 마치면서 세 회사가 모두 입주를 마쳤다. 게임의 달인들이 모인 만큼, 아직 베팅 위주인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 진짜 ‘할만한’ 게임이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이찬기 노드게임드 대표(왼쪽)와 박재덕 베어풋게임즈 대표(가운데), 신휘준 노드브릭 대표가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해시드라운즈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찬기 노드게임드 대표(왼쪽)와 박재덕 베어풋게임즈 대표(가운데), 신휘준 노드브릭 대표가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해시드라운즈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의 게임의 한계 깨뜨릴 것”


이들은 블록체인 기술이 기존 게임의 한계를 깨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찬기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이 게임 내 경제구조를 게임 밖으로 꺼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했다. 박재덕 대표도 “기존에 게임안에서는 가치가 있지만 현금화하기 어려웠던 아이템 등을 실제 가치로 만들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이 인상적”이라고 전했다.


모바일게임 중심의 게임 시장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현재 모바일게임 시장은 구글과 애플의 앱 마켓을 통해 게임이 유통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구글과 애플에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구조다.


신휘준 대표는 “구글이나 애플, 조금 더 많이 보면 페이스북 정도만 돈을 버는 구조인데 이를 깨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며 “지금의 소비 구조는 이용자는 일방적으로 아이템을 구매하면 끝나는 구조인데, 블록체인 기술이 이용자가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고 봤다”고 강조했다.


■”개발 노하우 서로 공유하며 시너지”


이찬기 대표와 박재덕 대표는 게임 개발자 출신의 대표다. 이들은 같은 사무실에 있으면서 게임 개발 노하우를 서로 공유한다. 기존의 한국 게임 개발사들이 게임을 개발하는 방식과 블록체인 게임의 개발 방식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노하우를 나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개방한다는 것 자체가 신선했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기존 게임 개발사들은 개발 노하우를 잘 공개하지 않고 우리 기술은 우리 기술로만 남겨두지만 블록체인은 태생부터 개방돼 있다”며 “내 기술을 나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좋은 기술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더 나은 기술을 만들어내는 것의 가치를 블록체인 생태계를 공부하면서 뒤늦게 깨달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같은 사무실을 쓰는 개발팀끼리 개발하다가 막히면 바로 물어보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며 “게임 설계, 이오스 블록체인의 스마트컨트랙트 구현 등 여러 분야에서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신휘준 대표는 개발보다는 사업 전문가다. 블록체인 게임 마케팅을 진행할때 같은 사무실을 쓰는 이 대표와 박 대표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신 대표는 “지금 블록체인 게임 시장은 이용자가 어디에 있고, 어디에 마케팅을 해야 이용자를 끌어모을 수 있는지에 대한 자료가 전혀 없다”며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이용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만들어가야 하는데, 이런 지표들이 서로 공유되면 이용자 특성을 더 빨리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해시드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게임 개발에 큰 도움”


이미 게임업계의 달인들인 만큼 액셀러레이터인 해시드랩스가 게임 개발에 직접적으로 조언을 하지는 않는다. 다만 해시드랩스가 이미 구축하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는 게임의 달인들에게도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신휘준 대표는 “해시드의 글로벌 네트워크 덕분에 미국이나 해외에서 개발되는 게임과 블록체인 기술의 정보를 바로 바로 전달받을 수 있다”며 “이같은 정보들은 게임 개발 방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박재덕 대표는 “해시드의 접근방식은 한국의 투자사라기 보다는 미국의 투자사 같은 느낌을 받는다”며 “개발사들이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때문에 틀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기회도 많이 포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시드의 지원을 받는 노드게임즈와 베어풋게임즈, 노드브릭은 이르면 이달부터 준비중인 게임들을 하나씩 꺼내놓을 예정이다. 가장 먼저 노드게임즈의 ‘크립토소드앤매직’이 출시될 예정이다.

베어풋게임즈의 수집형 레이싱게임과 노드브릭의 대전격투게임도 7월과 8월에 출시해 진짜 게임다운 블록체인 게임 시장을 열어간다는 계획이다.


■”패키지-온라인-모바일 다음은 블록체인”


박재덕 베어풋게임즈 대표는 “과거 패키지 게임을 개발하던 시절에 온라인게임을 보고 저게 무슨 게임이냐고 손가락질 하던 시절이 있었고, 온라인게임 때도 모바일게임을 평가절하한 시절도 있었다”며 “지금 블록체인 게임도 기존 게임업계가 바라보면 게임도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누군가는 답을 찾아서 성공한 게임을 만들 것이고 그러면 완전히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찬기 대표도 “이제 막 시작된 블록체인 게임 시장이라 다른 게임 개발사들도 많이 뛰어들어서 경쟁이 아닌 함께 키워나갔으면 한다”며 “블록체인은 좋지 않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다양한 경험을 갖춘 게임 개발자들이 들어와서 시장이 풍성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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