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이재용, 대규모 투자 재확인·위기관리 점검...경영 광폭행보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02 11:33

수정 2019.06.02 11:3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일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전자 관계사 사장단과 글로벌 경영환경 점검회의를 했다. 이 부회장과 주요 전자 관계사 사장들이 사무실로 이동하고 있다.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이 부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부회장,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왼쪽부터).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일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전자 관계사 사장단과 글로벌 경영환경 점검회의를 했다. 이 부회장과 주요 전자 관계사 사장들이 사무실로 이동하고 있다.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이 부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부회장,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왼쪽부터).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을 재확인하고 위기관리에도 직접 나서는 등 주말을 반납하면서까지 광폭 경영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의 변화에 시시각각 대응하지 못할 경우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핵심사업 투자의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에 맞춘 전략 수립을 직접 챙겨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행보다.


■투자·고용 의지 재확인
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일 화성사업장에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인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전자 관계사 사장단과 글로벌 경영환경 점검회의를 진행했다. 대내외적인 위험요인을 점검하고, 효율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회의를 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잇따라 발표한 수백조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고용 계획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공개적으로 재확인했다.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강한 투자 의지는 물론 실행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8월 삼성전자는 향후 3년간 반도체·디스플레이·인공지능(AI)·5세대 통신(5G)·바이오 사업 등에 18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 4월엔 오는 2030년까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1등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로 133조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글로벌 기업 삼성의 총수로서 미래 핵심사업 성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와 기업의 근원적인 경쟁력인 인재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함에 따라 최근 경영 위험요소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정면돌파' 의지를 강조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대규모 투자와 고용 계획 추진을 거듭 강조하면서 기업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고 했다.

■리스크 관리도 진두지휘
이 부회장은 최근 핵심사업 추진을 위한 해외출장을 비롯해 위험관리에도 직접 나서며 적극적인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자 관계사 사장단과 주말 점검회의를 진행한 것도 이러한 행보의 연장선으로 분석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경기 용인 기흥사업장에서 디바이스솔루션(DS) 및 디스플레이 부문 경영진과 사업전략 회의를 가진 바 있다. 이에 앞서 수원사업장의 5G 네트워크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도 참석해 직접 핵심사업의 진행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 핵심사업 역량 강화에도 직접 나서고 있다. 지난달 일본을 방문해 일본 통신사들과 5G 통신 사업 협력을 모색했고, 앞서 2월에는 중국 산시성 시안 반도체공장을 방문한 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하얀 아부다비 왕세제를 만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단독 면담하며 민간 외교관 역할도 했다.

이처럼 이 부회장이 광폭 경영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최근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중국 화웨이 사태, 글로벌 반도체 시황 둔화, 디스플레이 경쟁 과열, 삼성바이오로직스 검찰 수사, 이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 등 대내외에 위험요인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주말을 반납하면서까지 경영의 고삐를 바짝 죄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한국 경제가 다양한 악재에 노출됐다"면서 "기업들의 위기관리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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