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톡]

중국의 대미 반격카드 딜레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31 17:06 수정 : 2019.05.31 17:06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되면서 중국이 동원할 대미 보복카드를 놓고 말들이 많다.

미국이 중국 때리기를 위해 동원하는 보복카드는 다양하다. 대표적인 게 관세보복과 기술통제다. 관세보복의 경우 양국 간 무역불균형이 심하기 때문에 미국의 입지가 넓은 편이다. 반면 중국은 지난해 7월 미국의 관세보복에 대해 동등한 규모로 맞보복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놨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미국의 대중국 기술통제가 가져올 파괴력도 이미 검증된 바 있다. 미국의 제재를 받은 통신장비업체 ZTE와 반도체 업체 푸젠진화의 경영 타격이 대표적이다. 최근 표적이 된 화웨이를 비롯해 중국 기술기업들의 미국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그렇다.

미국의 거센 압박과 공세로 수세에 몰린 중국은 반격카드를 놓고 고심에 고심 중이다. 중국이 관영매체를 동원, 미국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카드들 역시 다양하다. 우선 소극적 공세 수단으로 미국의 대중 관세인상화 기술통제를 할 경우 미국 기업과 소비자의 고통도 가중될 것이란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중국이 직접 타격 카드를 동원하지 않고 미국이 대중 공세를 강화하는 자체가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세계 최강인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중국에 유리한 여론환경을 조성하려는 소극적 대응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적극적 반격카드도 여럿 거론된다. 미국처럼 추가 관세보복에 이어 중국으로 향하는 미국 기업이나 중국에서 활동 중인 기업에 대한 행정절차를 강화하는 식의 비관세 수단을 동원하는 게 대표적이다. 미국 관광이나 유학 수요를 내부적으로 통제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그러나 이 같은 방법 역시 소극적 보복 수단에 불과하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보복 수단을 표명하는 게 아니라 비공식적 암묵적인 지시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같은 보복 수단이 중국에 가져올 효과는 지극히 제한적이다. 중국의 대미 보복카드는 미국의 공세에 대한 맞보복 성격도 있지만 자국내 불만 여론을 달래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중 갈등이 격화될수록 중국의 보복 수단도 구체적이고 타격에 따른 효과도 커야 한다. 문제는 중국의 강도 높은 타격 수단이 발동되는 순간 여론 달래기와 국가적 자존심을 지키는 반면 미국과 협상 여지는 더 이상 없게 된다는 딜레마에 빠진다는 점이다.

중국이 마지노선으로 고심 중인 대미 반격카드는 대략 미국산 불매운동, 미국 국채 매각 그리고 희토류 수출제한 등 3가지를 꼽을 수 있다. 미국산 불매운동과 희토류 수출제한 수단은 중국이 세계 최강 미국을 일본 수준으로 간주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은 과거 영토분쟁의 상대국이던 일본을 겨냥, 두 가지 수단을 자극적으로 동원해 일본을 고통스럽게 만든 적이 있다. 중국이 이 수단을 감행하는 순간 미국은 외교적 위상에서 수모를 당하게 되는 셈이다.

아울러 희토류 수출제한과 미국 국채 매각의 경우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대미 보복카드를 발동하는 직접적 타격방식이다. 중국 유커의 미국여행 자제 등 암묵적 방식은 의혹 선에서 그칠 수 있으나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행보는 미국 입장에선 정면 도발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외국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과 희토류 수출제한과 같은 보복은 민족주의 혹은 국가주의 성향의 전형적 수단으로 간주된다.
중국으로선 미국의 거센 압박에 맞서 통쾌한 보복행위가 될 수 있겠다. 그러나 이 같은 보복수단이 다른 국가들로부터 지탄을 받아 국가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미국을 때려주고 싶은 욕구와 글로벌 지지를 얻으려는 중국의 두 토끼 잡기 행보가 스스로 딜레마를 낳고 있는 셈이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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