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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강효상 비호' 한국당 작심 비판..."기본과 상식 지켜달라"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29 11:07

수정 2019.05.29 11:07

-29일 을지태극 국무회의 모두발언서..."깊은 유감"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을지태극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을지태극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한·미 정상간 통화 내용 유출 사건'과 관련해 "기본과 상식을 지켜달라"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강효상 의원을 비호하고 나선 자유한국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여민관에서 을지태극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외교적으로 극히 민감할 수 있는 정상 간의 통화까지 정쟁의 소재로 삼고, 이를 국민의 알권리라거나 공익재보라는 식으로 두둔하고 비호하는 정당의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재발 방지를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작심한 듯 "외교부 기밀 유출 사건에 대해 한 말씀 드리겠다"고 운을 뗀 뒤 "국가의 외교상 기밀이 유출되고, 이를 정치권에서 정쟁의 소재로 이용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변명의 여지없이 있어서는 있어서는 안될 일이었다"며 "정부로서는 공직자의 기밀 유출에 대해 국민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또한 이번 사건을 공직기강을 바로 새우는 계기로 삼고, 철저한 점검과 보완관리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또 "각 부처와 공직자들도 복무 자세를 새롭게 일신하는 계기로 삼아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한국당에 대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문 대통령은 "국정을 담당해봤고, 앞으로도 국민의 지지를 얻어 국정을 담당하고자 하는 정당이라면 적어도 국가의 운영의 근본에 관한 문제만큼을 기본과 상식을 지켜주길 요청한다"며 "당리당락을 국익과 국가안보에 앞세우는 정치가 아니라 상식에 기초하는 정치라야 국민과 함께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당은 한미정상 전화통화 내용을 누설한 자당의 강효상 의원에 대해 국회의원으로서 떳떳한 의정활동을 한 것이라고 엄호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강 의원이 정부의 외교무능을 지적하기 위해 한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청와대나 여권에서 여러 얘기를 하는데 적반하장 아닌가 생각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이어 "(청와대가) 처음에는 사실무근이라고 하다가 또 기밀누설이라고 했으니 모순"이라며 "한미동맹과 대미외교가 크게 훼손돼가는 현실이 사안의 핵심인데 이를 외면하고 야당 의원의 의정활동에 기밀누설 운운하면서 고발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 여당의 모습인지 되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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