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손잡은 伊·佛 대표 자동차 기업… 글로벌 시장 휩쓸까

오승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27 17:56

수정 2019.05.28 08:15

FCA-르노 합병 급물살
RNMA 합병 추진설 불식.. 닛산·미쓰비씨 협상력 잃어
국내선 독자법인 유지할듯
르노 회사 로고 AP연합뉴스
르노 회사 로고 AP연합뉴스

피아트크라이슬러(FCA) 회사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피아트크라이슬러(FCA) 회사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대표하는 자동차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르노의 합병 논의는 글로벌 시장 전체로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일단, 르노는 FCA와 협상이 타결되면 이후 양사 협력에 집중하기 위해 당분간 닛산과 합병 계획도 연기할 계획으로 27일(현지시간) 알려졌다. 협상이 타결되면 곧바로 합병으로 가지 않는다 해도 양사는 매출감소와 신기술 개발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는 자원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자동차와 인터넷을 연결하는 커넥티드카,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차 기술 공유, 자동차 생산 플랫폼 공유 등이 조만간 발표될 전망이다.

FCA와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돼 르노가 닛산과 합병계획을 잠정 보류하기로 결정하면 카를로스 곤 전 회장 체포 이후 촉발된 르노와 닛산 간 대립도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르노가 사내정치와 르노-닛산-미쓰비시 동맹(RNMA)을 합병사로 변화시키려는 계획에 시간을 빼앗기는 대신 FCA와 향후 협력방안 마련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도 벌 수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르노 고위 경영진은 RNMA 합병 추진의 발판을 구축하려는 의도로 FCA와 협상에 나서고 있는 것은 아니다. RNMA가 북미 시장 등에서 고전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순수한 경영 전략의 차원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설명과는 관계없이 양사간 협상은 닛산에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이 불가피해보인다. 닛산은 르노와 FCA간 협상으로 FCA가 RNMA에 합류하게 되면 크게 영향을 받지만 협상에는 직접적으로 간여하지 못하고 있다. 이때문에 닛산 내부 관계자들 일부는 윈윈을 위한 '순수한 전략'이라는 르노의 설명에 회의적이다. 이들은 닛산에 압력을 가하려는 르노의 전술로 보고 있다. 곤 전 회장 체포 이후 르노가 계속해서 완전 통합을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르노가 다음달 하순 닛산 연례 주주총회에 앞서 늦어도 다음달 중순까지는 FCA와 합의안을 완성해 닛산 주주들이 이 문제를 주총장으로 끌고 들어오도록 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닛산은 오는 29일 월례 상임이사회에서 FCA 협상과 관련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닛산은 지난달 중순에 사이카와 히로토 최고경영자(CEO)가 르노 회장인 장 도미니크 세나르, 티에르 볼로레 CEO에게 닛산은 아직 완전 합병에 관심이 없다고 통보하는 등 그동안 르노의 합병 계획에 계속해서 퇴짜를 놨다. RNMA는 1999년 닛산이 파산에 몰린 상태에서 르노가 닛산에 투자하는 대신 지분 43%와 온전한 표결권을 갖기로 하면서 출범했다. 닛산은 르노보다 덩치가 훨씬 크지만 르노 보유지분은 15%에 불과하다. 또 2016년 닛산이 미쓰비시 지분 34%를 갖게 되면서 미쓰비시가 동맹에 합류해 RNMA가 탄생했다. 이런 가운데, 르노 지분 15%를 갖고 있는 프랑스 정부는 24일 르노로부터 FCA와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보고를 받았고, 즉각 일본 정부에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고 프랑스 정부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양사 합병에 따른 국내 시장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르노와 닛산이 합병이후에도 국내에선 르노삼성과 한국닛산 등 독자법인 유지로 판매에 나서고 있다.
피아트와 합병역시 이같은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피아트를 판매하고 있는 FCA코리아와 르노삼성, 한국닛산 등 3사 체제로 한국 시장 공략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소형차에 강점을 가진 피아트와 르노가 주요 부품에 대한 공동개발 및 공유로 차량의 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오승범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