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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車업계 목숨건 합종연횡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27 17:49

수정 2019.05.27 17:49

피아트, 르노에 합병 공식제안
경영권 50%씩 나눠가지는 방식..두곳 기업가치만 43조2800억원..성사되면 글로벌 3위 업체 탄생
글로벌 車업계 목숨건 합종연횡

이탈리아·미국계 자동차 기업인 피아트크라이슬러(FCA)가 27일(현지시간) 프랑스 자동차그룹 르노에 공식적으로 합병을 제안했다. 두 기업이 더해질 경우 세계 3위 규모의 새로운 자동차 업체가 탄생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FCA는 이날 성명에서 르노 측에 양사 합병안을 제안했다고 발표했다. 합병으로 새로 탄생하는 기업의 경영권은 FCA와 르노가 50%씩 나눠 가질 예정이며 르노 측은 FCA의 제안을 검토하기 위해 곧 이사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FCA와 르노의 기업가치는 지난 24일 기준으로 모두 326억유로(약 43조2800억원)에 달하며 양사는 지난해 870만대의 차량을 생산했다. 두 기업이 합병할 경우 이들의 생산량은 폭스바겐그룹과 도요타에 이어 세계 3위가 된다.
FCA는 이번 합병으로 "폭넓고 상호보완적인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양사가 합병으로 구매와 연구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며 그 규모가 50억유로 이상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양사의 합병 배경으로 치열해지는 경쟁환경을 꼽았다. 두 기업은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의 수요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데다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같은 각종 신기술 도입이 시급한 상황에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기로 결정했다. 독일 메츨러은행의 위르겐 피퍼 애널리스트는 "FCA는 규모를 키워서 보다 분명한 디딤돌을 찾고 있고 이는 대량생산을 하는 자동차 제조사에게 나쁜 전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합병안 실행에는 상당한 걸림돌이 있겠지만 일단 서류상 제안을 보면 괜찮아 보인다"고 평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양사가 일단 르노그룹이 닛산 및 미쓰비시와 '르노·닛산·미쓰비시연합(RNMA)'을 꾸렸던 것처럼 비슷한 협력관계를 다진 다음에 합병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 협상 속도는 그보다 빨랐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전날 소식통을 인용, 르노 고위 경영진이 RNMA 합병 추진의 발판을 구축하려는 의도로 FCA와 협상했던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르노 측에서는 RNMA가 북미 시장 등에서 고전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순수한 경영전략의 차원으로 이번 합병에 접근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소식통은 "이는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것"이라면서 "누군가를 해치거나 굴복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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