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美와 장기전 준비… 우리가 이긴다"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의 자신감 ['화웨이 사태' 복잡해진 셈법]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27 17:09

수정 2019.05.27 17:09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AP연합뉴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AP연합뉴스

올해 들어 중국 화웨이의 대변인 역할을 하며 목소리를 높여온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의 제재에 맞서 장기적으로 대항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제재로 인해 화웨이의 입지가 흔들릴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자체기술 확보를 통해 미국과 끝까지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런 CEO는 26일 중국 관영 CCTV가 방영한 인터뷰에서 미국의 제재에 대해 "우리가 죽을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승리는 우리의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중국과 본격적인 무역전쟁에 들어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정보보안 목적으로 화웨이 등 중국 통신기업 제품을 연방정부에서 퇴출시켰고, 이어 이달 15일에 모든 미국 민간기업들에 화웨이와 거래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아울러 미국 정부는 지난해 12월에 캐나다 정부에 요청해 런 CEO의 딸인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체포하도록 했다.

런 CEO는 미·중 무역전쟁에 대해 "우리는 단기 돌격전이 아닌 장기 지구전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싸울수록 더 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딸이 체포되기 전이 최악의 고비였으며 지금은 상황이 나아졌다고 주장했다. 런 CEO는 "회사 전체가 분발하고 있고, 전투력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현재 여러 명의 CEO들이 돌아가며 경영을 맡고 있으며 런 CEO는 직함만 유지한 채 오랫동안 은둔생활을 해 왔다. 지난 2015년 이후 외신과 일절 접촉하지 않았던 그는 지난해 딸이 체포된 이후 올 들어 적극적으로 화웨이를 대변하기 위해 목소리를 냈다. 런 CEO는 CCTV와 별도로 26일(현지시간) 공개된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미국에 저항 의지를 되새겼다.

그는 제재로 인해 화웨이의 미래가 어두워진다는 우려에 "우리 수리팀이 얼마나 빨리 비행기를 고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속이든 천이든, 종이든 간에 무슨 재료를 쓰더라도 비행기를 날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장 힘겨운 싸움터에서 살아남았다는 것은 우리가 그만큼 대단하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이달 발표에서 미국의 기술 없이 생존하기 위해 자체 프로세서 도입을 늘리고 모바일 운영체제를 자체 개발하는 등 비상경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런 CEO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화웨이 제재를 무역전쟁의 협상 카드로 쓸 수 있다고 시사한 점에 대해 "농담일 뿐이다. 우리가 어떻게 미·중 무역에 연관이 있나"라고 되물었다. 런 CEO는 "미국은 우리한테서 제품을 사간 적이 없다.
나는 미국이 장래에 우리에게 물건을 사겠다고 하더라도 팔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과 협상할 필요가 없다"고 못 박았다.

한편 런 CEO는 중국 정부가 화웨이 제재에 대응해 중국에서 애플을 제재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내가 제일 먼저 항의할 것"라고 장담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