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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철-서훈 국정원장 비공개 회동, 정치개입 논란 핫이슈 '급부상'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27 16:58

수정 2019.05.27 16:58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자신과 서훈 국정원장이 독대했다는 한 언론 보도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자신과 서훈 국정원장이 독대했다는 한 언론 보도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지난주 사적인 만남을 가진 것으로 드러나, 정치권의 핫이슈로 급부상할 조짐이다.

논란의 당사자인 양 원장은 서훈 원장과의 독대가 아닌 지인들과의 사적 모임이란 것을 강조, 자신에 대한 보도를 '파파라치 황색 저널리즘'이라고 일갈하며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탈정치화를 선언한 국정원의 수장이 내년 총선 전략을 총괄하는 여당의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 인사와 만남을 가졌다는 점 자체를 놓고 야당은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다만 국회 정보위 소집 등을 놓고는 국회 정상화와 맞물려 있는 만큼 당장 정보위 소집이 이뤄지기 보다 각 당 차원에서의 의혹제기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정치개입 논란 촉발되나
27일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주요 야권은 양 원장이 서 원장과 사적 만찬을 가진 것에 대해 강력 비판했다.

여당 씽크탱크과 정보당국 수장간 만남이 내년 총선과 연결될 수 있음을 지적, 국정원의 정치개입 가능성을 도마 위에 올렸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국정원은 법에 정해진 임무 외에 외부개입은 금지됐지만 이번 만남이 총선과 관련된 것이라면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상임위원장·간사단 연석회의에서 "벌써부터 더불어민주당은 총선모드에 들어갔다. 칼바람이 불어오고 있다"며 "당내 충성경쟁이라도 시키려 정보 실세와 당내 실세를 만나게 한 것 아닌가 싶다. 왜 만났는지 어떻게 만났는지 청와대는 밝혀라"라고 촉구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국정원장과 여당 싱크탱크 원장이 장시간 독대한 것만으로도 정치개입 의혹 소지가 충분하다"며 "과거 총선 개입이 떠오르는 그림"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인터넷매체 '더팩트'는 양 원장이 지난 21일 서울 강남의 한 한정식 식당에서 서 원장을 비밀리에 만나 4시간 가량 독대 만찬을 나눴다고 보도했다.

양 원장은 해당 보도에 대해 "서너시간을 몰래 따라 다니며 뭘 알고자 한 것인가"라며 "기자정신과 파파라치 황색 저널리즘은 다르다. 적당히 하라"고 일갈했다.

당장 정치권을 들끓고 있다.

야당을 중심으로 서 원장이 19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 공천을 탈락했던 이력이 있는 만큼, 총선 총괄 전략가인 양 원장을 만난 것 자체에 대해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野, 대응방식은 따로따로
강력 반발하고 있는 야권은 대응방식에선 온도차가 뚜렷하다.

당장 국회 정보위 소집을 놓고도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다른 입장이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이후 얼어붙은 정국에서 국회 정상화와 정보위 소집이 충돌할 수 있어 한국당은 정보위 소집에 신중한 모습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와 상관없이 정보위를 열 수 있지만 국회 정상화부터 논의 해야한다"며 "서 원장은 양 원장과 만난 4시간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일단 당 차원에서 서 원장을 불러서 얘기를 들어보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당장 정보위를 소집해 두 사람간 회동 배경과 파장 등에 대해 진상규명하자는 입장이다.

이종철 대변인은 "양 원장은 '사적인 지인 모임'이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서 원장은 정보위에 즉각 출석해 사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무려 4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무슨 이유로 만나 어떤 내용의 대화를 나눴는지 설명이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여권 내부에서도 두사람간 만찬 회동 사태가 자칫 국정정상화 추진 등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아래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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