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정제마진 하락에 정세 불안까지…정유사, 2분기 웃을까

뉴스1

입력 2019.05.23 06:00

수정 2019.05.23 06:00

서울 시내의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적혀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2019.5.1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 시내의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적혀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2019.5.1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정제마진, 한달째 4달러 이하…수익 악화 우려
韓, 중동산 원유 의존도 72%…"도입선 다변화"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정유사 수익의 핵심인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비용을 뺀 것)이 하락하고 있어 업체들의 2분기 수익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높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제시된다.

23일 정유·증권업계에 따르면 5월 셋째주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배럴당 2.8달러를 기록했다. 배럴당 2달러대를 기록한 건 2월 셋째주 이후 세달 만으로, 4.9달러를 기록한 3월 넷째주와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업계에선 정제마진이 배럴당 4~5달러는 돼야 수익이 난다고 본다. 하지만 정제마진은 4월 넷째주부터 5월 셋째주까지 한달 연속 4달러 이하를 기록 중이다.
이에 1분기 흑자로 돌아선 정유사 실적이 2분기에 다시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특히 원유 도입 시점보다 제품 출하 시기의 가격이 높아 겨우 수익을 냈던 지난 1분기와 비교해 2분기에는 이런 래깅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오피넷에 따르면 올해 들어 계속 상승했던 두바이유 가격은 4월25일 배럴당 74.46달러를 찍은 후 점차 하락해 1개월 후인 이날까지 계속 69~71달러선에 머물고 있다.

일각에선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해 정유사의 수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하지만 전망이 마냥 밝은 건 아니다. 최근 유가 상승은 원유 수요 증가가 아니라 이란 경제 제재, 베네수엘라 사태, 중동 국가의 감산 등 공급 부족이 이끈 측면이 커서다.

이렇게 세계 경제 개선에 따른 원유 소비 증가가 아니라 공급 부족으로 유가가 상승한다면 정제마진은 크게 오르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거기다 셰일오일 채굴에 따른 값싼 미국산 원유 공급이 점점 늘어나는 점, 미국·중국의 무역 분쟁으로 정유제품의 수요가 줄어드는 점도 정제마진 상승에 부정적 효과를 미치고 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정책으로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구매 수요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겠지만,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한 관세 증가와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지며 하반기 석유화학 제품 수요에 대한 우려감이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나라가 두바이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불안 요소로 지적된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중동산 원유 의존도는 점차 감소 추세지만 올해 1분기 72.5%로 아직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이 경우 정치적 변수에 상당히 취약한 단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재임 중 이란·베네수엘라 사태의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고, 만약 재선된다면 해당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어 원유의 구매처 분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의 분산과 공급의 안정화 차원에서 원유 도입선 다변화가 필요하다"며 "최근 미국이 원유 수출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는 점 등을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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