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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화물선 압류 유엔 통해 '여론전' 나섰지만…효과는 미지수

뉴스1

입력 2019.05.22 11:34

수정 2019.05.22 11:34

대북제재가 일방적 제재임을 강조…국제사회에 부당함 토로

(서울=뉴스1) 나혜윤 기자 = 북한이 미국에 압류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호의 즉각 송환을 촉구하는 등 유엔을 통한 '여론전'에 나섰지만, 효과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21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어니스트호 압류가 주권국가의 사법권 침해로 "불법 무도한 행위"라며 즉각 반환을 요구했다.

김 대사는 미국의 압류조치 자체가 대북 적대 정책의 일환이며,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합의를 어긴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날 김 대사의 기자회견은 이례적이었다는 평가다. 북한이 유엔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일도 드문데다 사전에 이를 예고한 것도 상당히 드문 일이다.

다만 김 대사는 질의응답까지 약 15분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기존에 주장해왔던 '원론적' 비난 외에 새로운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북한이 여론전에 시동을 걸었지만, 확전으로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사는 이날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에서도 미국의 압류를 비난하고 대북제재가 '일방적 제재'라고 강조, 압류 선박을 반환할 것을 거듭 주장했다.

이같은 점을 볼 때 김 대사의 회견은 단지 대북 제재의 부당성을 주장하기 위한 '창구'로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선박 압류가 대북제재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계산 아래 대북제재의 부당함을 토로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지난 14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선박 압류가 6·12 공동성명의 기본 정신을 전면 부정했다며 자주권이 침해당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17일에도 북한은 외무성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공식입장에서 "지금 여러 국제기구들에서는 나라들과 민족들 사이에 심한 불평등이 존재하고 있다"며 "유엔을 비롯한 국제무대에서 특정 국가의 강권과 전횡을 합리화, 합법화하는 결의 아닌 결의들이 채택되고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반항한다며 피해자에게 제재를 가하는 만고의 부정의가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일각에선 북한의 적극적인 여론전이 그만큼 내부적으로 절박하다는 신호로도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선박 압류가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에게 압류된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입장으로선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경제를 버텨갈 우회로를 찾고 있던 가운데 화물선이 몰수 당하면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기도 하다.

다만 북한의 여론전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대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말한 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지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며 북한과 외교협상의 문을 열어놓았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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