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행정·지자체

‘내홍’ 바른미래, 초선·비례 의원 전면에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21 17:41

수정 2019.05.21 18:26

손학규, 채이배·임재훈 임명 강행
오신환, 김수민을 원내대변인에 ‘돌격대’ 역할 전략적 전진배치
자리는 나란히… 바른미래 ‘불편한 동거’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사퇴여부를 둘러싼 내홍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손 대표가 임명을 강행한 채이배 정책위의장(오른쪽)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있다. 왼쪽에는 채 의원 임명에 반대하는 오신환 원내대표가 자리에 앉고 있다. 연합뉴스
자리는 나란히… 바른미래 ‘불편한 동거’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사퇴여부를 둘러싼 내홍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손 대표가 임명을 강행한 채이배 정책위의장(오른쪽)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있다. 왼쪽에는 채 의원 임명에 반대하는 오신환 원내대표가 자리에 앉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내분이 연일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초선·비례 의원들이 내부 갈등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손학규 대표와 오신환 원내대표가 손 대표 사퇴문제를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각자 주요 당직 인선을 통해 돌격대 역할을 부여한 것이다.
손 대표는 자신의 사퇴에 반대 입장을 밝힌 채이배·임재훈 의원을, 안철수·유승민 연합계에선 김수민 의원을 요직에 전진 배치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정책위의장에 임명된 채 의원과 사무총장에 임명된 임 의원은 안·유계의 손 대표 사퇴 압박에 맞서 현 체제를 지키는 '최후 방어선'이 됐다는 평가다.

현재 국민의당 호남계에선 당내 갈등 상황에서 전면에 나설만한 인물이 채·임 의원이 거의 유일하다. 두 의원은 지난달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의 오신환·권은희 위원이 선거법 패스트트랙(안건 신속처리) 과정에서 강제 사보임을 당하자 사개특위 위원직을 맡아 패스트트랙에 찬성표를 던졌다.

특히 채 의원은 당 주요 정책을 관장하는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정책 방향을 놓고 보수 색채를 띈 유승민계와 전면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당장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선 정부가 북한에 식량 지원을 추진하는 문제를 놓고 양측이 정면충돌했다.

채 의원은 "북한의 춘궁기 동안 굶주려 있는 동포를 외면할 수는 없다"며 대북지원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오 원내대표는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반발했다.

이에 맞서 안철수계인 김수민 의원은 오 원내대표의 '입' 역할을 맡으며 당 내홍의 전면에 등장했다. 안철수계 초선·비례 의원을 원내 인사로 등용해 연합 전선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 의원이 오 원내대표측에 합류하면서 총 9명이 참석하는 최고위원회의도 안·유계가 다수를 차지하게 됐다. 당권파 4명(손학규·주승용·채이배·문병호)과 유승민계 4명(오신환·하태경·이준석·권은희)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캐스팅 보트역할인 김 의원이 반 당권파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당내 갈등이 심한 상황에서 각 계파가 전략적으로 초선 비례 의원들을 전진배치하게 됐다"며 "다만 초선 의원들이 오히려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만큼 당내 갈등이 일부 줄어들 수 있는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