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채이배·임재훈 임명 강행
오신환, 김수민을 원내대변인에 ‘돌격대’ 역할 전략적 전진배치
오신환, 김수민을 원내대변인에 ‘돌격대’ 역할 전략적 전진배치
바른미래당 내분이 연일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초선·비례 의원들이 내부 갈등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손학규 대표와 오신환 원내대표가 손 대표 사퇴문제를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각자 주요 당직 인선을 통해 돌격대 역할을 부여한 것이다. 손 대표는 자신의 사퇴에 반대 입장을 밝힌 채이배·임재훈 의원을, 안철수·유승민 연합계에선 김수민 의원을 요직에 전진 배치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정책위의장에 임명된 채 의원과 사무총장에 임명된 임 의원은 안·유계의 손 대표 사퇴 압박에 맞서 현 체제를 지키는 '최후 방어선'이 됐다는 평가다.
현재 국민의당 호남계에선 당내 갈등 상황에서 전면에 나설만한 인물이 채·임 의원이 거의 유일하다. 두 의원은 지난달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의 오신환·권은희 위원이 선거법 패스트트랙(안건 신속처리) 과정에서 강제 사보임을 당하자 사개특위 위원직을 맡아 패스트트랙에 찬성표를 던졌다.
특히 채 의원은 당 주요 정책을 관장하는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정책 방향을 놓고 보수 색채를 띈 유승민계와 전면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당장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선 정부가 북한에 식량 지원을 추진하는 문제를 놓고 양측이 정면충돌했다.
채 의원은 "북한의 춘궁기 동안 굶주려 있는 동포를 외면할 수는 없다"며 대북지원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오 원내대표는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반발했다.
이에 맞서 안철수계인 김수민 의원은 오 원내대표의 '입' 역할을 맡으며 당 내홍의 전면에 등장했다. 안철수계 초선·비례 의원을 원내 인사로 등용해 연합 전선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 의원이 오 원내대표측에 합류하면서 총 9명이 참석하는 최고위원회의도 안·유계가 다수를 차지하게 됐다. 당권파 4명(손학규·주승용·채이배·문병호)과 유승민계 4명(오신환·하태경·이준석·권은희)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캐스팅 보트역할인 김 의원이 반 당권파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당내 갈등이 심한 상황에서 각 계파가 전략적으로 초선 비례 의원들을 전진배치하게 됐다"며 "다만 초선 의원들이 오히려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만큼 당내 갈등이 일부 줄어들 수 있는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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